‘심사숙고’ 문재인, 영도에서 김무성과 빅매치?

입력 2015-09-24 16:40 수정 2015-09-24 16:41
국민일보DB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혁신위원회의 ‘부산 출마’ 요구에 대해 장고(長考)에 들어갔다. 여기에 조국 혁신위원 등 혁신위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의 ‘빅매치’까지 제안하고 나서면서 문 대표의 머릿속은 더 복잡해졌다.

문 대표는 24일 부산 출마 제안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해서 말씀드릴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의 지역구인 영도 출마가 거론되는 상황에 대해서도 “더 시간을 달라”고 했다.

혁신위는 전날 11차 혁신안을 발표하면서 문 대표에게 ‘불출마 선언을 철회하고 부산에 출마하라’고 요구했다. 조국 혁신위원은 교통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결정은 문 대표께서 하셔야겠습니다만 김 대표하고 한 번 붙어보는 것도 좋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 김상곤 위원장도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내부에서 (김 대표와 겨뤄보는 것이 어떠냐)는 의견들도 있었다”고 했다. 공식적으로 제안하지는 않았으나 사실상 김 대표와의 대결을 전방위로 압박하는 모양새다. 한 혁신위원은 “김 대표와 싸워서 지더라도 전체적인 총선 판세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 긍정적인 것”이라며 “문 대표는 이 요구를 수용할거라고 본다”고 했다. 문 대표는 “(불출마 보다) 더 도움 되는 길이 있다면 저는 어떤 길이든 선택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영도 빅매치’가 성사된다면 이는 여야의 현직 대표가 맞붙는 최고의 ‘흥행 카드’가 될 전망이다. 전 국민의 시선이 부산에 집중되는 것은 물론 전체 선거의 판세도 이 선거 결과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정치적 위험 부담도 크다. 승자는 유력한 대권 후보로 자리 매김할 수 있는 반면 패자는 정치 생명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 내부에서도 김 대표와 문 대표의 맞대결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실세 성사 여부가 불투명한 이유다. 문 대표 측은 ‘영도 출마를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김 대표도 24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 대표의 부산 영도 출마설과 관련해 “소이부답”(笑而不答, 웃음으로 답을 대신한다)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