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시도자가 한강을 가장 많이 찾는 시간대는 오후 6시에서 다음날 아침 6시 사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자살 시도의 절반 이상이 집중됐다. 자살 위기 상담을 가장 많이 구한 연령대는 17~19세와 20~29세로 70%를 넘었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이 2011년 7월부터 올해 7월까지 4년간 ‘SOS 생명의 전화’에 걸려온 위기상담전화 3679건을 분석한 결과, 85%(3129명)가 상담을 통해 위로받고 자살 시도를 포기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24일 밝혔다. 550명은 119구조대가 출동했지만 그 후 귀가했다.
‘SOS 생명의전화’는 자살을 시도하려는 이들에게 마지막 전화 통화를 유도해 마음을 돌리도록 하거나 자살시도 광경을 목격한 시민들이 신속하게 119 상황실에 신고할 수 있는 전화기다.
자살 시도자들이 한강 교량을 가장 많이 찾은 시간대는 오후 6시부터 새벽6시까지로 특히 자정까지 이용자가 56.9%를 차지했다. 상담 전화가 가장 뜸한 시간대는 아침 9시부터 오전11시59분으로 총73건(2%)에 불과했다.
상담 내용별 조사결과를 보면, 대인 관계를 가장 큰 고민거리(28.7%)로 여겼다. 대인관계 중에서도 이성교제가 614건(54.8%)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그 다음은 친구관계(24.3%), 직장 및 사회적응(7.9%)순이었다.
대인관계에 이외에 자살을 선택한 이유로는 입시와 진로문제(25.1%)가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고독, 무력감(17.5%), 가족과의 갈등문제(14.8%)도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경제적 문제로는 생활고를 이유로 한 자살 시도자들이 52.4%로 가장 많았다. 채권·채무, 실직·재취업도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SOS 생명의전화’를 가장 많이 찾은 연령대는 17~19세와 20~29세가 각 35.2%로 가장 많았다.
한편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은 이날 서울시 한강 성산대교에 'SOS 생명의전화기'를 추가로 개통했다. 개통식에는 생명보험재단 이시형 이사장, 유석쟁 전무, 한국생명의전화 이기춘 이사, 하상훈 원장, 황인자 국회의원, 박마루 서울시의회 의원, 한국자살예방협회 조근호 총무위원장,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권순경 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은 2011년 7월 마포대교와 한남대교를 시작으로 ‘SOS 생명의전화기’를 설치했다. 성산대교 생명의전화기를 포함하면 전국 총16개 교량에 61대가 운영되는 것이다.
이시형 생명보험재단 이사장은 “우리나라의 지난해 자살률이 6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아주 반가운 통계청 발표가 있었다. 우리 재단에서 2011년부터 시작한 SOS생명의전화 운영 실적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마음의 위로를 받고 발길을 돌린 것을 알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SOS생명의전화 외에 자살예방 지원사업을 지속적으로 실천해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생명사랑을 적극 실천하는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생명보험재단은 2008년부터 삼성, 교보, 한화 등 국내 19개 생보사들이 뜻을 모아 공동으로 사회공헌기금을 출연해 설립한 공익재단이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위기의 사람들’ 절반 오후 6시~자정 한강다리 찾아…성산대교에도 ‘SOS 전화’
입력 2015-09-24 16:19 수정 2015-09-24 1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