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땅 이야기/최재용/21세기북스
북한을 포함한 우리나라 여러 땅 이름의 유래를 쉽게 풀어 소개했다. 각 지역에 전해오는 이야기와 역사적 사실도 곁들였다. 부산과 인천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 있는 송도는 상당 부분이 솔섬, 즉 작은 섬이라는 뜻의 우리말 이름이 한자(松島)로 바뀐 것일 가능성이 크다. 일제강점기에 제국주의 침략 전쟁을 이끈 군함 ‘송도함’(松島艦)에서 따온 것일 수도 있다.
서울, 철원, 신촌은 모두 ‘새로운 동네’라는 뜻의 새벌에서 출발한 이름들이다. 마산, 수리봉, 학산, 와우산 등은 그 땅이 동물과 닮은꼴이어서 생긴 이름이라고 해석을 한다. 하지만 말은 ‘으뜸’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고, 황소는 ‘크다’라는 의미가 있다. 반드시 동물 모양과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달동네는 달이 뜨는 동네라고 생각하지만 ‘높다’ ‘넓다’는 뜻도 있다.
황산벌은 피로 물든 누런 벌판일까? 여우골에는 여우가 많이 살았을까? 풀이 자라지 않는 독섬 독도는 우리에게 무슨 말을 하고 있는가? 땅 이름이 사람 이름으로 둔갑한 손돌, 북쪽 시베리아에서 줄기를 타고 내려온 남산, 삐죽하게 튀어나온 호미곶, 홍길동 이야기가 전해지는 갈재 등 곳곳에 숨어있는 사연이 재미있다. 신문기자인 저자가 발품을 판 흔적이 역력하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
[손에 잡히는 책] 우리 땅 이야기
입력 2015-09-24 1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