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식의 대명사인 빵을 즐겨 먹으면 대장암 위험이 증가하지만, 우리나라 명절 음식의 대표주자인 떡을 자주 섭취하면 오히려 대장암 위험이 줄어든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박효진(사진) 교수팀은 성신여대 식품영양학과 이승민 교수팀과 공동으로 2010년 11월부터 2011년 10월까지, 대장암 진단을 받은 20세 이상 성인남녀 150명(실험군)과 정상인 116명(대조군) 등 266명을 대상으로 빵과 떡 중심의 식이패턴과 대장암 발생률의 상관관계를 비교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박 교수팀은 한국질병예방본부의 식품섭취빈도조사지(FFQ)에 따라 102가지 식품을 총 16개 식품군으로 분류한 뒤 조사대상자들이 1년 동안 섭취한 식품의 종류와 빈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빵과 떡 섭취량에 따라 대장암 발생률이 바뀌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마디로 빵을 주로 섭취하는 사람과 떡을 자주 먹는 사람의 대장암 발생률이 반대로 조사된 것이다.
즉, 빵을 자주 섭취하는 그룹은 적게 섭취하는 그룹보다 대장암 발생이 약 2.26배 높게 나온 반면, 떡을 자주 섭취하는 그룹은 적게 섭취하는 그룹보다 대장암 발생률이 약 0.35배로 되레 낮게 나왔다. 빵을 즐겨 먹으면 대장암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고, 반대로 떡을 즐겨 먹으면 그 위험이 낮아진다는 얘기다.
박 교수팀은 이에 대해 빵과 떡의 무엇이 이런 결과를 가져오는지는 더 연구를 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빵과 떡에 대한 선호도가 그 사람의 식이패턴을 대변하기 때문이 아닐까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말하자면 떡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곡물과 채소(섬유질) 중심의 한국 전통식이 패턴을, 빵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붉은 육류 중심의 서구식 식이 패턴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다.
연구 책임자인 강남세브란스병원 박효진 교수는 “향후 식이습관과 대장암 위험도의 관련성을 규명하는데 좋은 연구지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에서도 총 지질, 포화지방산 및 단일 불포화 지방산, 음료와 같은 당분의 과다 섭취는 대장암의 발생을 증가시킨 반면, 식이섬유와 비타민 C의 섭취는 대장암 발생을 감소시켜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붉은색 육류의 하루 섭취량이 50g씩 증가할수록 대장암 위험이 15%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결국 붉은색 육류 섭취가 대장암의 발생률을 증가시키는 주원인이라는 얘기다.
연구겨과는 한국임상영양학회지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대장암 겁나면 빵보다는 떡 드세요" 대장암 위험 빵은 업, 떡은 다운시켜
입력 2015-09-24 16: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