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으로 황폐화된 시리아, 북극 종자저장고에 SOS

입력 2015-09-24 10:32
스발바르 국제종자저장고

핵전쟁 등에 대비하기 위해 노르웨이령 북극해 스발바르 제도에 만들어진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종자저장고가 시리아 내전으로 인해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23일(현지시간) 미 시사주간지 타임에 따르면 국제건조지역농업연구센터(ICARDA)가 시리아 내전으로 피해를 본 종자를 대체하기 위해 스발바르 국제종자연구소에 맡긴 종자 샘플의 일부를 되돌려줄 것을 요청했다.

ICARDA는 아프리카 중동 호주와 같은 건조한 지역의 기후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농작물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ICARDA는 시리아 내전으로 2012년 본부를 시리아 알레포에서 레바논 베이루트로 옮겼으나 종자를 키워 외국에 나눠주는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국제종자저장고에 맡긴 종자 샘플이 필요한 입장이라고 타임은 전했다.

ICARDA가 요청한 종자 샘플은 325개 상자 가운데 130개 분량이다.

시리아 레반트는 일부 곡물이 세계 최초로 경작된 곳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내전으로 황폐화됐다.

스발바르 국제종자저장고는 핵전쟁, 기후변화, 질병 등으로부터 지구의 농작물을 보호하기 위해 스발바르 지하에 건설됐으며 전 세계 86만종이 넘는 종자 샘플이 보관돼 있다.

저장고를 운영하는 세계곡물다양성재단의 브라이언 레이오프 공보관은 “세계의 곡물 다양성을 보호하려는 것이 국제종자저장고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ICARDA의 요청이 받아들여지면 처음으로 종자 샘플이 유출되는 사례가 된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