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프로축구 바이에른 뮌헨의 공격수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27·폴란드)가 시저스 킥으로 5번째 골을 터뜨린 순간 펩 과르디올라(44·스페인) 감독은 세상 어느 누구보다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레반도프스키는 23일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15-2016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6라운드 홈경기에서 후반 6분, 7분, 10분, 12분, 15분에 릴레이 골을 넣었다. 경미한 발목 부상을 입은 레반도프스키를 선발에서 제외해 전반전 45분 동안 휴식을 부여하고 후반전부터 투입한 과르디올라 감독의 작전은 대성공이었다.
레반도프스키는 후반전 시작과 함께 동료 미드필더 티아고 알칸타라(24)와 교체 투입돼 6분 만에 골을 넣더니 불과 3분18초 사이에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이후의 5분 동안에도 두 골을 더했다. 정확하게 8분57초 동안 벌어진 벼락 골 퍼레이드였다.
마지막 5번째 골 장면은 단연 압권이었다. 레반도프스키는 시저스 킥을 때리는 여유를 부렸다. 동료 공격수 마리오 괴체(23)가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골문 앞으로 올린 크로스를 레반도프스키는 몸을 옆으로 눕혀 띄운 뒤 오른발을 내밀어 정확하게 때렸다. 슛은 볼프스부르크 수비수와 골키퍼가 손쓸 틈도 없이 골문 왼쪽을 갈랐다.
레반도프스키가 동료들에게 둘러싸여 축하를 받는 동안 과르디올라 감독은 놀란 듯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웃고 있었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표정은 사랑에 빠진 듯 보이기도 했고, 부상을 당한 선수의 골 퍼레이드에 뒤통수를 맞은 듯 보이기도 했다. 축구팬들은 이런 과르디올라 감독을 보면서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뮌헨이 과르디올라 감독의 행복한 표정을 촬영해 SNS에 올린 사진은 축구팬들의 호응으로 이어졌다. 축구팬들은 사진을 리트윗하면서 “과르디올라 감독이 모처럼 행복해 보인다” “딸의 입학식에 참석한 아빠의 표정 같다” “세뇨리타(아가씨)를 만난 스페인 남자의 표정”이라며 웃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지도자로서는 물론 선수 시절에도 이런 경우(9분 만에 5골)는 없었다”며 “볼프스부르크를 상대로 5골을 넣기란 쉽지 않다”고 레반도프스키를 치켜세웠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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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 빠진 저 표정 좀 보소”… 레반도프스키 ♥ 과르디올라
입력 2015-09-23 16: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