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운정(25·볼빅)은 지난 7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마라톤 클래식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2009년부터 LPGA 투어에서 활약한 최운정은 앞서 156개 대회에 출전해 우승이 없다가 157번째 도전에서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으며 눈물을 흘렸다.
최운정은 특히 아버지가 8년간 캐디를 맡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딸을 위한 아버지의 헌신이 세간에 잔잔한 화제가 됐다. 최운정과 아버지는 첫 우승을 할 때까지만 캐디를 하겠다고 한 것이 한 번도 우승을 못하면서 8년의 세월이 흘러간 것이다.
최운정이 우승 후 약속대로 캐디백을 내려놓았던 아버지는 그러나 딸의 간곡한 요청으로 두 대회만에 다시 캐디백을 들었다. 2년 만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출전하기 위해 모처럼 한국에 온 최운정은 그 이유를 설명했다.
최운정은 KLPGA 투어 YTN·볼빅 여자오픈 개막을 하루 앞둔 23일 대회가 열리는 경기도 양주시 레이크우드CC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아빠도 한국에 같이 오셨다”며 “이번 대회에도 아빠가 캐디백을 메어 주신다”고 웃어 보였다.
최운정은 마라톤 클래식 우승 후 아버지는 백을 내려놓은 이후 2개 대회에서 연거푸 컷 탈락을 했다. 그는 “아빠가 없어도 혼자 잘 할 수 있을 줄 알았다”며 “그러나 아빠가 백을 내려놓자마자 흐름이 달랐고, 혼자 플레이를 하니 답답했다”고 말했다. 최운정은 “아빠랑 오랜 시간 하다보니깐 아빠가 백을 메지 않으니 자신감이 떨어졌다”며 “흐름을 찾을 때까지 도와달라고 아버지를 꼬셨다”고 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최운정 “아빠가 백을 메지 않으니 골프가 안돼요”
입력 2015-09-23 16: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