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 일정이 시작된 가운데 양국이 중국 전투기의 위협 비행과 미국인 간첩 체포 논란 등으로 장외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22일(현지시간) 중국 전투기가 미국 정찰기를 가로막는 방식으로 위협 비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미국의 RC-135 정찰기는 지난 15일 중국 산둥반도에서 동쪽으로 129㎞ 떨어진 서해 상공에서 중국 전투기를 만났다. 피터 쿡 국방부 대변인은 “정찰기 조종사의 보고에 따르면 중국 비행기가 정찰기의 150m까지 근접해 안전하지 않은 방식으로 지나갔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해 8월 중국 전투기가 7∼10m까지 접근해 미 해군 정찰기의 주위를 한 바퀴 도는 곡예비행을 한 것보다는 위협 수위는 낮았다. 국방부가 조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미 태평양사령부는 “전반적인 추세가 아니라 예외적인 사건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중국은 최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알래스카를 방문했을 때 알래스카 앞바다인 베링해에 군함 5척을 보내 미국을 자극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미 백악관은 이날 중국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된 중국계 미국인 여성 사업가 샌디 판-길리스(중국명 판완펀)에 대한 중국 당국의 태도에 문제를 제기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여러 차원의 정부 경로로 판-길리스의 상태를 중국 관리들에게 직접 문의했지만 당혹스럽게도 답변이 없는 때가 대다수”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판-길리스는 지난 3월 중국 광시좡족 자치구 난닝을 찾았다가 국가기밀을 훔친 혐의로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 전날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미국 측에 6차례에 걸쳐 판완펀의 접견을 허용했으며, 그의 권리는 보장받고 있다”고 반박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미국-중국 장외신경전
입력 2015-09-23 1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