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2일 미국 시애틀에 도착한 후 첫 만찬을 주최했으나 유대인들이 생각만큼 많이 오지 않았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하필 이 날이 유대인들이 가장 성스럽게 여기는 명절인 욤 키푸르(대속죄일)와 일정이 겹쳤기 때문이다. 의전과 방미 일정을 조율했던 팀이 그만큼 세심하지 못했던 것이다.
미국에서 올해 욤 키푸르는 9월 23일이다. 그런데 유대식 달력 계산법으로는 일몰을 전후해서 날짜가 바뀌므로, 22일 저녁이 바로 욤 키푸르가 시작되는 날이다.
유대인들은 욤 키푸르에는 25시간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는 금식을 하고 예배를 드린다. 이 때문에 유대계 인사들이 이번 만찬 참석에 난색을 표한 사례가 많았다고 NYT는 전했다.
중국은 시 주석의 방미 일정을 계획하던 초기에는 이런 사실을 몰랐다가 만찬을 고사하는 사례가 늘면서 문제점을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다고 날짜를 바꿀 수 없었다. 때문에 시 주석은 22일 오후 5시 56분에 연설을 시작해 단 20분 만에 연설을 끝내기로 했다. 이렇게 하면 이 자리에 참석한 유대계 인사들이 서둘러 그 자리에서 저녁식사를 마친 후 일몰 시각인 오후 7시 7분에 시작하는 예배에 참석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였다. 이런 일정 조정으로 처음에는 참석을 꺼리던 유대인 인사들도 다시 참석한 경우도 생겨났다고 한다. 이날 연회장에서 시 주석을 청중에게 소개한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도 유대계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시진핑 만찬초청에 유대인이 난색을 표한 이유는
입력 2015-09-23 1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