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北 ‘위성관제소’ 서방언론에 첫 공개 … CNN “경비가 없네”

입력 2015-09-23 15:16 수정 2015-09-23 15:23

북한이 인공위성을 명목으로 한 장거리로켓 발사를 총지휘할 새 시설을 서방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미국 CNN방송은 외국 언론 가운데 처음으로 취재가 허용됐다며 북한의 ‘위성관제종합지휘소’(이하 관제소) 외관과 과학자들의 짧은 인터뷰를 담은 뉴스를 23일 방영했다.

이 관제소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자택과 가까운 평양 도심의 보통강 구역 서재골에 세워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야산 기슭에 지어진 돔형 관제소 정면에는 ‘선군조선의 기상으로 우주를 정복하자’는 붉은색 표어가 붙어 있었다.

CNN은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현지지도하신 위성관제종합지휘소. 주체 104(2015)년 5월 2일’이라는 글이 새겨진 관제소의 기념판도 비췄다.

CNN 기자는 “북한 탄도미사일 개발의 핵심 시설임에도 경비가 전혀 눈에 띄지 않는다”고 첫 인상을 밝혔다.

실제로 관제소 부근에는 사람이 전혀 보이지 않아 을씨년스러운 풍경이었다.

CNN 기자는 김정은 제1비서 지시에 따라 최고 대학에서 선발된 젊은 과학자들을 주축으로 한 연구진 300명이 밤낮으로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관제소에서 근무하는 과학자 배정혁은 인터뷰에서 “요즘 들어 밤낮으로 더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제소 과학자들은 로켓의 목적이 평화로운 우주연구, 인공위성 발사에 있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러나 CNN은 북한이 발사하는 로켓에는 인공위성뿐만 아니라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다는 해외 과학자들의 우려도 함께 강조했다.

북한 과학연구 기관의 한 간부는 “우리가 무엇 때문에 미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에 핵폭탄을 떨어뜨리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CNN은 이를 전하면서 최근 북한 국영매체가 핵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밝혀 미국이 우려를 나타냈다는 사실을 재차 언급했다.

CNN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 때문에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를 받아 식량난, 전력난을 겪으면서도 우주연구에 몰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관제소 내부를 보여달라는 CNN 기자의 요청을 관제소 관계자는 정중하게 거부했다.

그는 “보여주고 싶지만 그러면 서방이 온갖 종류의 선동을 할 것이고 그로 인해 우리 젊은 과학자들의 마음이 상할 것”이라고 거부 이유를 밝혔다.

21세의 한 북한 과학자는 “우리의 평화적인 우주연구는 과거에도 위협이 아니었고 지금도 아니며 미래에도 아닐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