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극을 벌이려다 실패하자 흉기로 여성을 찔러 다치게 한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트렁크 살인’ 피의자 김일곤 사건의 모방범죄가 확산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광주 남부경찰서는 23일 평소 알고 지내던 여성 A씨(50)를 납치하려다 미수에 그치자 흉기를 휘두른 혐의(강도 살인미수)로 김모(44)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이날 오전 9시10분쯤 광주 주월동 한 상가 앞에 주차된 승용차에서 A씨의 목과 가슴을 흉기로 찌르고 돈을 빼앗으려 한 혐의다. A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응급수술을 받았으나 중태다.
경찰은 김씨가 채무 100만원을 갚기 위해 평소 안면이 있는 A씨에게 돈을 빌리는 과정에서 흉기를 휘둘렀다고 밝혔다. 김씨는 A씨가 돈을 빌려주지 않고 거부하자 납치를 하기 위해 A씨 승용차에 강제로 올라탔다. 이후 김씨는 A씨가 납치에 순순히 응하지 않고 격렬히 반항하자 이 같은 짓을 저질렀다.
김씨의 우발적 범행수법은 최근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김일곤 트렁크 살인 사건과 흡사하다. 김씨는 A씨를 흉기로 찌르고 준비한 청테이프로 손을 묶은 뒤 A씨의 승용차로 곧바로 달아나려 했다. 제2의 트렁크 사건이 발생할지 모를 순간이었다. 하지만 A씨의 비명 소리를 들은 행인이 경찰에 신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붙잡혔다. 경찰은 김씨가 김일곤과 유사한 범죄를 저지르려 한 것으로 보고 범행동기와 경위를 조사 중이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광주에서 여성 납치 실패하자 여성을 흉기로 찌른 김일곤 모방범죄 발생
입력 2015-09-23 15: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