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K리그 클래식 영플레이어상 그 주인공은?

입력 2015-09-23 16:12

K리그 클래식에서 만 23세, 데뷔 3년차 이하의 선수들이 다투는 영플레이어상. 이번 시즌엔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하다. 현재 수상이 유력한 선수들로는 이재성(23·전북 현대)과 권창훈(21·수원 삼성), 황의조(23·성남 FC)를 꼽을 수 있다.

이재성은 ‘신인들의 무덤’이라는 전북에서 살아남았음은 물론 에이스 노릇까지 하고 있다. 22일 현재 공격포인트 10개(5골·5도움)를 기록 중이다. 전북에서 레오나르도(10골·2도움), 이동국(11골·4도움)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공격포인트다. 팀 공헌도도 높다. 레오나르도(31경기), 권순태(29경기) 다음으로 많은 28경기에서 뛰었다. 국가 대표팀 경기에 출장하면서 리그 경기에도 꾸준히 나섰다.

이재성은 돌파와 슈팅은 물론 수비까지 모두 능한 만능플레이어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이번 시즌 그를 공격형 미드필더와 측면 공격수로 번갈아 기용했는데, 어디에 갖다 놓아도 제 몫을 해냈다. 기복 없는 활약도 장점이다. 이재성은 ‘팀 우승 프리미엄’을 누릴 가능성이 높다. 전북은 20승5무6패(승점 65)으로 2위 수원(54)에 승점 11점 앞서 있다.

하지만 이재성은 수원의 ‘소년 가장’ 권창훈 때문에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다. 권창훈은 전반기만 해도 돋보이는 선수는 아니었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골을 쏟아내고 있다. 이번 시즌 권창훈이 리그에서 넣은 7골은 모두 6월 이후에 나왔다.

‘왼발의 스페셜리스트’ 후계자로 꼽히는 권창훈이 후반기 들어 공격력이 날카로워진 것은 포지션 변경 때문이다. 전반기 4-2-3-1 포메이션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었던 권창훈은 지난 7월 초 정대세(31·시미즈 S펄스)가 일본 J리그로 떠나자 전진 배치됐다. 이후 득점포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울리 슈틸리케 축구 대표팀 감독이 발탁했고, 권창훈은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2경기에서 3골을 몰아쳤다. 기자단 투표를 통해 수상자가 결정되는 영플레이어상은 대표팀에서의 활약과 무관하다. 하지만 A매치 활약상이 기자단의 표심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 게 사실이다.

성남의 기둥 황의조는 세 선수 중 공격포인트(12골·2도움) 기록이 가장 좋다. 황의조는 아드리아노(FC 서울), 김신욱(울산 현대·이상 13골)을 한 골 차이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 득점왕을 차지하면 영플레이어상 수상도 노릴 수 있다.

황의조의 장점은 어떤 팀을 만나도 제 기량을 십분 발휘한다는 것이다. 대전 시티즌 같은 하위권 팀뿐만 아니라 전북, 수원, 포항, 서울 등 상위권 팀과 경기에서도 골을 넣었다. 또 러시아월드컵 2차 예선에 나서 대표팀 경력도 쌓았다. 황의조는 성남(4위)의 성적이 전북, 수원에 비해 떨어져 상대적으로 팀의 덕을 보기 어렵다.

이밖에 8골 4도움을 기록 중인 손준호(23)도 영플레이어상을 노리고 있다. 손준호가 이 상을 거머쥐면 포항은 4년 연속 신인왕 및 영플레이어상을 독식하게 된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