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다이아몬드 온라인은 최신호에서 ‘야후가 혐한·혐중 뉴스를 배제한 사정’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야후 재팬이 10여년간 뉴스 제휴 계약을 맺어온 ‘서치나’와의 제휴 계약을 지난 3일 해체했다고 밝혔습니다.
서치나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중국의 소식이나 경제 뉴스를 일본어로 소개하는 인터넷 매체였습니다. 애초에는 경제 동향이나 중국과 관련된 뉴스를 제공했다고 하는데요.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혐한 바람이 일었고 이에 편승해 혐한·혐중 뉴스를 주로 제공하는 매체로 변질됐다고 합니다.
서치나의 선택은 어쩌면 인터넷 매체의 숙명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서치나 등이 제공하는 혐한·혐중 뉴스는 언제나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야후의 많이 본 기사 상위권에 랭크됐기 때문입니다.
혐한·혐중 매체들이 쏟아내는 뉴스의 패턴은 항상 비슷했습니다. 특정 사실을 놓고 한국 중국의 정치인이나 네티즌 분노 및 모멸감을 담고 일본 네티즌들은 이를 점잖게 꾸짖는 듯한 반응을 보이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야후 뉴스 국제면의 조회수 랭킹 상위권에는 항상 혐한·혐중 뉴스가 도배되듯 올라왔습니다. 이런 뉴스는 확산 속도가 빠르고 많은 사람들의 반응을 이끌어 내는 등 높은 조회수로 이어진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야후는 그러나 조회수를 올리는 실리보다 뉴스의 품격을 높이는 명예를 선택했습니다.
야후는 또 비슷한 뉴스를 쏟아내는 다른 매체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고 하네요.
다이아몬드 온라인은 야후를 비판했습니다. 서치나 등이 애써 조회수를 올려줘 수익구조가 개선되니 이제 와서 이런 매체를 배제했다는 비판입니다. 또 광고를 뉴스로 위장하는 일종의 ‘스텔스 마케팅’에 대한 개선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야후 뉴스 전체의 신뢰도를 해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넷우익들은 이를 갈고 있습니다.
“역시 스폰서를 낀 미디어는 안 된다. 아직 우리에겐 2CH이 있지만 그것마저 못 쓰게 되었을 때를 생각해야 한다.”
“이제 아사히나 마이니치의 뉴스만 연일 톱으로 올라가겠군.”
“혐한은 안 되고 반일은 OK인가?”
“아예 한국 기사는 싣지도 마!”
“야후도 슬슬 전환점이군. 싣는 소식이라곤 쓸데없고 스마트폰으로는 보기도 어렵고 광고도 막 섞여 있다.”
“서치나만 그러나? 레코드차이나, 포커스 아시아, 환추망 등 모두 잘랐으면 좋겠다.”
일부에서는 야후를 비롯해 전 세계 유망 인터넷 기업의 주식을 대량 확보하고 있는 재일교포 3세 재벌인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을 비난했습니다. 한국인이니 혐한 뉴스를 배제하는데 입김을 행사한 것 아니냐고 의심하는 것입니다.
“손(정의)의 언론 탄압이다.”
“야후(재팬)의 신뢰 추락은 서치나의 탓이 아니다. 조선기업 아닌가.”
“제길, 손(정의)! 정보 은폐다.”
안보법제마저 통과시킨 일본은 지금 극단적 집단주의의 부활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길거리에서는 ‘조선인은 기생충’이라거나 ‘조선인을 때려죽이자’는 팻말을 든 극우주의자의 헤이트 스피치(혐한 시위)도 횡행하고 있죠. 일부 뉴스매체와 출판사들은 혐한을 돈벌이에 악용하기도 하고요. 야후 재팬의 혐한 매체 퇴출이 이런 일본 내 분위기를 뒤바꿀 단초가 됐으면 좋겠네요.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한중일 삼국지는 한국과 중국, 일본 네티즌들의 상대국에 대한 실시간 반응을 담는 코너입니다. 지리적으로는 가까운 이웃 국가이지만 역사적으로는 결코 반갑지만은 않았던 한중일. 21세기 인터넷 시대에도 이들의 애증 어린 관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