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시절 방탕한 생활을 즐겼다는 옛 동료의 폭로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등에 칼을 맞은 격”이라고 말했다.
22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캐머런 총리는 이날 보수당 후원금 마련 만찬에서 얼마 전 등 통증으로 병원에 다녀온 사실을 전하며, 최근의 심경을 비유적으로 표현했다.
총리는 “의사가 주사를 놓는다며 엎드리게 하고는 ‘등에 칼을 맞는 것처럼 살짝 따끔할 것’이라고 말했다”며 “내 하루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라고 농담을 던졌다.
보수당 전 회계책임자로, 자신과도 가깝게 지내던 마이클 애쉬크로프트가 곧 출간할 캐머런 전기에서 총리가 대학시절 마약을 즐겼다는 사실 등을 폭로한 것을 가리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총리실은 이번 폭로가 2010년 캐머런 총리 취임 후 애쉬크로프트에게 고위직을 주는 것을 거절한 데 따른 복수에서 나온 것임을 시사하며 어떤 공식 반응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러나 총리는 자신이 옥스퍼드 재학 시절 사교클럽 입회식에서 신체의 ‘은밀한 부분’을 돼지머리 입 속에 집어넣었다는 이른바 ‘피그게이트’ 의혹에 대해서는 사적인 자리에서 “완벽한 헛소리”라고 일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캐머런 총리의 ‘등에 칼’ 언급이 알려진 후 애쉬크로프트는 자신의 트위터에 “총리가 아직 유머감각을 잃지 않아 다행이다. 아마 우리 주치의가 같은 것 같다. 지난 2010년 총리가 약속을 어겼을 때 나도 같은 기분이었다”고 받아쳤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등에 칼 맞은 격”…캐머런 英총리 대학시절 폭로에 불편한 심경
입력 2015-09-23 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