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 불감증 심각…검사 받는 감염 가족 절반도 안 돼

입력 2015-09-23 08:29
사진=네이버 백과사전 이미지 캡처

결핵 환자가 있는 가정에서 감염 검사를 받은 가족 접촉자는 절반도 채 되지 않는 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결핵은 가족 간 전파 가능성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예방하지 않은 ‘결핵 불감증’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천의대 소아청소년과 조혜경 교수팀은 2011∼2012년 사이 길병원에서 결핵균 감염에 의한 질환으로 치료받은 환자 253명과 가족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연구팀은 253명의 결액 환자 중 진단 이후 1년이 지난 환자들에게 전화 설문과 의무기록을 조사한 결과 결핵 감염원을 모르는 경우가 92.8%(235명)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감염원을 아는 환자 중 가족 내 감염원을 지목한 환자는 75%(18명 중 12명)였고 가족 외의 감염원을 아는 경우는 25%(18명 중 6명)에 불과했다.

감염 장소로는 학교, 군대, 교회 등이 꼽았으며 동거 중인 가족 구성원의 결핵 감염 검사 여부를 보면 검사를 받지 않은 경우가 50%(126명)에 달했다. 반면 모든 구성원이 검사를 받은 경우는 44%(111명)에 그쳤다. 이 밖에 일부 구성원이 검사를 받았다거나 검사 시행 여부를 모른다는 응답은 각각 4.4%(11명), 1.6%(4명)로 파악됐다.

하지만 이처럼 결핵 감염에 대해 주의를 게을리 한 1년 사이 총 562명의 가족 내 접촉자 중 7가족에서 8명(1.4%, 8/562)의 2차 감염자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아직 결핵이 발병하지 않았지만 치료를 받아야 하는 잠복결핵 감염도 13가족에서 15명(2.7%, 15/562)이 생겨났다.

가족 구성원이 검사를 받지 않은 이유로는 ‘증상이 없어서’, ‘전염성이 없다고 들어서’, ‘검사해야 하는지 몰라서' 등의 응답이 대부분이었다. 다행히 이번 조사에서는 가족 내 소아·청소년 접촉자 110명 중 2차 환자는 없었다.

조혜경 교수는 “환자의 가족 내 접촉자 검진에 대한 인식의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결핵 접촉자의 결핵 감염 상태를 검사하는 것은 2차 감염 환자를 조기에 발견하고 감염원을 찾아낼 수 있는 만큼 결핵 접촉자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