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고아 형제에게 “꿈이 뭐니?”라고 묻자 한참을 망설여

입력 2015-09-23 12:00
네팔 비까스 스누왈(14)과 쁘라까스(16) 형제. 사진=월드휴먼브리지.

네팔 고아 형제가 꿈에 대한 질문에 한참을 망설여 안타까움을 전했습니다. 뭐든 되고 싶은 것이 많은 한국의 아이들과 대비되는 모습이었습니다.

현지시각으로 22일 오후 국제구호기구 NGO 월드휴먼브리지와 홍보대사인 배우 이아린은 4월 대지진 이후 피해가 심각했던 까브레 지역의 너야가웅 마을을 방문했습니다. 이 마을은 월드휴먼브리지에서 4월 긴급구호 이후 철판하우스와 물탱크 등을 지원하고 있는 곳입니다.

너야가웅 마을에서 월드휴먼브리지에서 지어준 철판하우스에 사는 형제를 만났습니다. 대지진 이후 집을 잃어 철판하우스에 사는 형제는 비까스 스누왈(14)과 쁘라까스(16)입니다. 동생은 학교를 다니고 있고 형은 공예품을 만들어 팔면서 동생의 학비를 대고 있었습니다. 한 달 학비는 한국돈으로 2만 원 정도라고 합니다.

월드휴먼브리지 한 직원이 형제에게 인사를 건네면서 그 또래 학생들에게 보통 던질 수 있는 질문인 “꿈이 뭐니?”라는 질문을 했습니다. 그런데 형은 아예 대답을 하지 않았고, 동생은 이 질문에 한참을 생각하며 쉽게 입을 열지 못했습니다. 몇 분을 고민한 끝에 동생은 “의사가 되고 싶다”고 짧게 답했습니다.

이들 형제의 사연을 네팔감리교 임근화 감독이 전했습니다. 임 감독은 “이 형제가 많이 어려운 상황에 있다”며 “4년 전에 부모님이 돌아가셨고 최근 대지진으로 더 힘든 상황이다. 형이 돈을 벌어서 동생 학교를 보내고 있다. 도와주는 사람이 없어서 더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공예품을 만들어 동생의 학비와 근근이 최소한의 생활비를 버는 형. 그리고 그 형 옆에서 의사의 꿈을 조심스럽게 꾸고 있는 동생이 있습니다. 형은 다시 학교로, 동생은 의사의 꿈을 이루기를 기도합니다.

조경이 기자 rooke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