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우크라 대표부 개설 협정 서명… 군사협력 선언문도 채택

입력 2015-09-23 02:23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우크라이나에 대표부를 개설하고 상호 군사기술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협력 문서에 서명했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를 방문중인 옌스 슈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은 22일(현지시간) 키예프에서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주재한 국가안보국방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뒤 현지에 나토 대표부를 개설하는 협정서에 서명했다. 문서에는 슈톨텐베르크 총장과 파벨 클림킨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 서명했다.

현재 우크라이나에는 나토의 정보·문서 센터만이 있다. 대표부는 나토 사무실의 기능과 권한을 대폭 확대한 것으로 사실상 나토 대사관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양측은 이밖에 국방기술협력을 강화하는 것에 관한 공동선언문과 러시아의 선전전에 대처하기 위한 협력 방안을 담은 ‘전략적 커뮤니케이션과 관련한 파트너십 프로그램’의 로드맵에도 서명했다.

포로셴코 대통령은 이날 국가안보국방위원회 회의에서 “유감스럽게도 법적으로 우리(우크라이나와 나토)는 동맹 관계에 있지는 않지만, 사실상은 파트너십 이상의 관계를 맺고 있다”면서 “양측이 지금보다 더 가까웠던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또 우크라이나는 나토와 대서양 문명의 최동부 전초기지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전망과 관련 당장은 어렵지만 나토 회원국 기준에 부합하기위한 개혁을 추진한 뒤 국민투표를 실시해 가입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포로셴코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포함한 유럽화 정책을 지지하는 국민여론이 점점 확산하고 있다면서 “2년 전에는 16%의 국민이 지지한 반면 지난해에는 지지율이 50%로 늘었고 현재는 60%를 넘어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슈톨텐베르크 총장도 “우크라이나는 파트너로서 나토에 의지해도 좋다”면서 “나토는 우크라이나에 정치적, 실질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할 준비가 돼 있다”고 화답했다. 이어 현재 우크라이나와 나토 간에 이루어지고 있는 지휘·통제, 수송, 사이버안보, 지뢰 제거 등의 군사분야 협력을 확대해 우크라이나가 희망하는 해군분야 협력 가능성도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슈톨텐베르크는 이밖에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정부군과 반군 간 교전 사태와 관련 러시아는 우크라 영토에 배치한 자국군을 모두 철수하고 민스크 평화협정을 준수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러시아는 그동안 우크라이나 사태 개입에 관한 서방 측 주장을 반박하면서 자국군을 우크라이나 영토에 배치한 적이 없다고 반박해 왔다.

한편 아르세니 야체뉵 우크라이나 총리는 이날 안보 회의에서 나토 회원국들에 공격용 무기를 지원해달라고 요청하진 않겠지만 방어용 무기는 필요하다면서 핵강국(러시아)에 대항하기위한 방어력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