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크스바겐 사태 품질 강국 독일 이미지 훼손하나

입력 2015-09-22 21:10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인 독일 폴크스바겐 그룹의 미국 내 배출가스 차단 장치 소프트웨어 조작 의혹이 품질 1등의 자동차 강국 독일과 환경보호에 앞장 섰던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이미지를 동시에 위협하고 있다.

사건이 터진 뒤 폴크스바겐 미국 본부의 미하엘 호른 최고경영자(CEO)는 21일(현지시간) “우리는 완전히 일을 망쳐 버렸다”라며 사태의 심각성을 토로했다. 실제로 이번 사건이 터진 뒤 전 세계적으로 폴크스바겐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에 나섰다.

이번 사건은 특히 독일제에 대한 전 세계적인 선호와 품질 인정 분위기까지 훼손할 조짐이다. 자칫 이번 사건이 장기화될 경우 비단 자동차 뿐 아니라 다른 독일제 제품에 대한 불신으로까지 확산될 수도 있다.

환경을 강조해온 독일의 태도와도 배치된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 6월 독일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열고 2100년까지 이산화탄소 저감을 위한 화석연료 사용 종식을 G7 정상 합의로 이끌어냄으로써 처음으로 탈(脫)탄소경제 목표시한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독일은 특히 탈원전 정책으로도 환경 강국, 안전한 에너지의 강국으로 통했으나 이번 사건이 자칫 독일이 쌓아온 이런 명성들을 먹칠할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