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기능 상실”vs“하나의 스타일”…혜화역 가로수 변신에 ‘시끌’

입력 2015-09-22 17:34 수정 2015-09-22 17:45
온라인 커뮤니티

반듯하게 네모로 잘린 혜화역 가로수 길 나무의 변신을 놓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동국대 조경학과 홍광표 교수는 22일 “‘토피아리(기하학적 무늬나 동물 형태로 깎아 손질해 놓은 정원이나 그렇게 손질하는 기법)라는 외래문화를 무분별하게 수용한 아주 잘못된 경우”라며 “가로수는 그늘을 제공하는 기능이 가장 중요한데, 나무를 그러한 모양으로 만듦으로써 그 기능을 상실하게 됐다”고 비판했다.

한경대 조경학과 안승홍 교수는 “다른 나무였다면 생육조건을 고려해 잘랐어야 했겠지만 플라타너스 나무는 워낙 성장력과 생존력이 강하다. 그래서 마치 사람이 머리를 자를 때 다양한 스타일로 자르는 것처럼 나무도 하나의 새로운 모양을 시도한 것이라고 보면 되겠다”며 옹호했다.

앞서 전날 인터넷에서는 혜화역 가로수가 반듯하게 네모로 잘린 사진이 나돌아 눈길을 끌었다.

인터넷에서도 찬반 양론이 맞섰다. 일부 네티즌들은 줄지어 서 있는 나무들의 모양이 지나치게 네모 모양으로 칼같이 깎여있어 주변 환경과 미관상 어울리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이거나 프랑스의 샹젤리제 거리의 나무들을 섣불리 따라한 것이 아니냐는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이에 반해 귀엽다거나 이벤트로 느껴진다는 긍정적인 반응도 있었다.

엄지영 기자 acircle121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