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 중국 선수가 레알 마드리드 입단?”… 세계 축구계 들썩들썩

입력 2015-09-23 00:05
장린펑 방송 인터뷰 화면촬영

중국 축구대표팀 수비수 장린펑(26·광저우 에버그란데)은 ‘갈락티코’에서 빛날 수 있을까.

장린펑이 세계 최고의 명문구단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에 임대 선수로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올림픽 등 종합제전에서 강하지만 유독 축구에서만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에서 장린펑의 도전은 세계 축구팬들을 들썩거리게 만들었다.

스페인 일간 아스와 중국 시나스포츠는 22일 스페인을 방문한 광저우 에버그란데의 구단주 쉬자인이 레알 마드리드의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을 만나 장린펑의 무상 임대를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레알 마드리드가 장린펑을 발탁한 것보다는 두 구단의 교류 차원에서 이뤄진 합의에 가깝다. 시나스포츠는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두 구단의 교류가 진척될 가능성이 크다”며 “광저우 에버그란데가 매년 2~3명의 선수를 레알 마드리드로 임대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은 세계 축구의 변방이다. 프로축구 시장은 유럽, 북미, 중동과 견줄 수 있을 만큼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대표팀 성적은 미미하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아시아에서도 8위에 해당하는 84위다. 지금까지 2002 한일월드컵을 제외하면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적도 없다. 비록 임대 신분이지만 중국 선수가 레알 마드리드에 합류하는 것만으로도 세계 축구계에 작지 않은 사건이다.

중국 대표팀 공격수 동팡저우(30·허베이 종지)가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한 적은 있지만 성공하진 못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0·포르투갈), 카림 벤제마(28·프랑스), 가레스 베일(26·웨일스), 하메스 로드리게스(24·콜롬비아) 등 스타플레이어들을 거액으로 영입한 레알 마드리드의 갈락티코(은하수의 스페인어)는 장린펑에게 주전 경쟁조차 쉽지 않은 도전일 수밖에 없다.

세계 축구팬들은 SNS에서 “레알 마드리드는 진심인가. 그저 차이나 머니가 필요할 뿐인 것이 아닌가” “장린펑이 ‘중국의 실수(예상 밖으로 성공한 사례)’가 될지 레알 마드리드의 실수가 될지 궁금하다” “‘우리 형(호날두)’이 장린펑을 벤치 심부름꾼으로 부리지 않을까 걱정된다” “중국의 축구굴기에서 장린펑이 선봉에 서길 기대한다”고 했다.

장린펑은 2006년 중국 상하이 이스트아시아에서 프로로 입문해 2011년부터 광저우 에버그란데에서 뛰고 있다. 중국 대표팀이 한일월드컵 이후 본선으로 진출하지 못한 탓에 장린펑의 월드컵 경험은 없다. 다만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대표팀 수비수로 활약했다.

장린펑은 “임대를 결정한 상태일 뿐이다. 후속 조치가 많이 남았다. 광저우 에버그란데가 잘 마무리할 것으로 믿는다”며 “흔들리지 않고 지금의 소속팀과 대표팀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