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22일 사실상 반환점을 맞았지만, 눈에 띄는 성과 없이 전반전을 마치게 됐다.
예년과 달리 뚜렷한 쟁점이 부상하지 않았고 정부의 큰 실기나 비리를 밝혀낸 사례도 보이지 않는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부실 국감', '수박 겉핥기 국감' '저질 국감' 등의 비판이 쏟아져 나왔지만, 추석 명절을 쇠고 다음달 1일부터 재개되는 후반 국감에서도 크게 달라질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게 중론이다.
무엇보다도 20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불과 반년 남짓 남긴 특수한 상황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야 의원 모두 몸은 국감장에 있지만 '마음은 콩밭에 가 있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흘러나온다.
특히 국감을 주도해야 할 야당이 총선을 앞두고 주류·비주류간 공천지분을 염두에 둔 내홍에 휘말린 점이 '김빠진 국감'을 만드는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번 국감을 통해 '박근혜 정부'의 실정을 부각시켜 총선 전초전에서 기선을 제압하고 간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당 내분 사태에 전력이 분산되면서 무기력한 모습을 이어왔다.
여권 입장에서는 제1야당의 무뎌진 칼날이 싫지만은 않은 눈치다.
다만 새누리당 의원들에게도 이번 국감이 정부 정책의 허점을 짚어내 다음 총선에서 '민심의 대변자'임을 자부할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이런 점에는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다.
차기 총선 공천에서 오픈프라이머리나 최소한 상향식 위주의 공천제도가 채택될 가능성이 커지자 국감과 같은 이른바 '중앙정치'보다는 지역구에 단 한 번이라도 얼굴을 내비치는 게 실익이 있다고 여기는 분위기가 정치권에 팽배했다는 지적이다.
한 초선 의원은 "솔직히 국감장에 앉아있어도 '유체이탈'처럼 마음은 지역구에 가 있다"고 말했다.
국회는 전반기 국감의 사실상 마지막 날인 이날 기획재정위원회를 비롯한 10개 상임위에서 감사를 계속했지만, 이른바 '한 건'은 여전히 나오지 않았다.
전반기 마지막 공식일정인 23일엔 국방위의 육군본부 및 예하부대 국감과 정무위 현장시찰 일정만 있다.
이날 국토교통위의 코레일 국감에서는 군 장병에 대한 열차요금 할인제 폐지를 놓고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잇따랐다.
새누리당 이우현 의원은 "국가안보의 최일선에서 고생하는 장병에 대한 할인제도를 폐지한 것은 국민정서에 맞지 않는다"면서 "국군장병 할인제를 부활하고, 할인율도 10%에서 15%로 상향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이찬열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장병 56만 명에 특별휴가를 줘서 건군 이래 최초의 통 큰 한가위 선물이라고 하지만, 정작 휴가에 이용할 열차표 할인제도는 폐지돼 사기가 진작될지, 저하될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교육문화체육관광위의 대한체육회 국감에서는 공금 횡령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김정행 대한체육회장의 불출석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여야 의원들은 김 회장의 오후 출석을 거듭 요구했지만, 김 회장을 대리한 양재환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은 "김 회장이 지난 5월 판막수술 이후 현재 안정화 단계라 못 나왔다"고 해명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마음은 콩밭에 있는데 국감이 제대로 될리있나” 증인채택 신경전·막말·고성·불성실답변 구태 여전
입력 2015-09-22 1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