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부당 청구 등으로 누수되는 건강보험 재정이 2020년에 최대 6조원을 넘을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 ‘혈세’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정책보고서 ‘건강보험 부적정 지출 관리방안 연구’를 통해 2013년 1조442억원의 건강보험 부적정 지출이 적발됐다고 22일 밝혔다.
부적정 지출은 병원, 약국 등 요양기관이나 환자(건강보험 가입자)가 허위·부당 청구해 지급되는 건강보험 급여 지출을 뜻한다.
보고서는 이외에 국민인식조사 등을 통해 적발되지 않은 부적정 지출액과 낭비됐을 것으로 추정된 부적정 지출을 추정했다. 이 모두를 포함한 ‘총 부적정 지출 규모’는 2013년 2조2000억~3조8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추정됐다.
부적정 지출 규모는 환자와 요양기관에 지급되는 건강보험 급여비 증가와 맞물려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건강보험 급여비는 2008년 25조5000억원에서 2013년 40조3000억원으로 크게 늘었고 당분간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매년 건강보험 급여비의 6.34~8.42%가 부적정 지출된 것으로 가정했다. 이에 따라 올해는 2조5000억~4조4000억원이 부적정 지출되고 2018년 3조2000억~5조6000억원, 2020년엔 3조8000억~6조6000억원이 부적정 지출로 누수될 것으로 추계했다.
2020년 누수액 최대치인 6조6000억원은 내년 정부 예산안의 보건복지부 보건의료 부문 예산(2조2910억원)의 3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보고서는 “부적정 지출을 막기 위해서는 이와 관련한 전담 기구를 운영하고 국가 수준의 협업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면서 “아울러 부정·부당한 청구·수급에 대한 처벌 기준을 강화하고 부적정 지출 신고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으로 내부 고발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새고 있는 건보 재정, 2020년 최대 6조6000억원 달할 듯
입력 2015-09-22 16: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