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희정 효과?’ 지난해와 달라진 프로농구 서울 삼성

입력 2015-09-22 17:17
프로농구연맹(KBL) 제공

프로농구 서울 삼성의 시즌 초반 모습이 낯설다. 삼성은 21일 현재 2승2패로 공동 3위에 올라있다. 시즌 초반이라 몇 경기 치르진 않았지만 지난 시즌 개막 후 7경기를 1승6패로 시작했던 무기력한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상민(43) 감독이 추구해 오던 ‘얼리 오펜스(Early Offence)’가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면서 전혀 다른 팀으로 거듭나고 있다. 그 중심엔 베테랑 가드 주희정(38·181㎝)이 있다.

삼성은 시즌을 앞두고 서울 SK로부터 주희정을 데려왔다. ‘속공 마스터’ 주희정의 합류로 ‘한 템포 빠른 농구’가 가능해졌다. 주희정을 중심으로 재편된 가드진과 라틀리프를 비롯한 센터진과의 연계도 게임을 거듭할수록 좋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19일 원주 동부전은 주희정의 진가가 드러난 경기였다. 이 경기에서 주희정은 8득점 8어시스트 4리바운드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상대팀이 정리되기 전에 빠르게 공격을 진행시키며 수비가 좋은 동부를 상대로 삼성은 92점의 많은 득점을 올릴 수 있었다. 주희정은 경기 후 “공격력만큼은 충분히 상위권에 들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물론 보완해야 할 과제도 있다. 비시즌 기간 체력 훈련에 비중을 많이 두긴 했지만 주희정이 40분 내내 뛸 순 없다. 동부전을 포함해 주희정이 30분 이상 뛴 2경기는 평균 84점이라는 고득점과 함께 승리를 챙겼지만, 나머지 2경기는 패했다. 동부전 다음날인 20일 치른 인천 전자랜드전은 체력 탓인지 앞선 경기에서 보여줬던 얼리 오펜스가 실종됐다. 이날 삼성은 57점의 저득점에 머무르며 완패를 당했다. 주희정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오히려 역효과로 작용한 것이다. 이 감독도 이 부분을 인식하고 있다. 시즌 전부터 젊은 가드들의 실력 향상에 힘을 쏟았던 이유다. 이 감독은 “단번에 실력이 향상되진 않겠지만 주희정 등 노련한 선수들을 보며 그 사이에서 성장해 나간다면 충분히 올 시즌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