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국무총리가 오는 25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다.
지난 석달여 동안 '국정 2인자'로 행정부를 통할한 황 총리의 행보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다름아닌 '현장'이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직접 정책 현장을 찾았고, 그 과정에서 민생을 꼼꼼하게 챙기는 모습을 보여주며 '발로 뛰는 총리'의 모습을 보였다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자신의 역할을 '관리형 총리'로 묶어두다 보니 존재감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시각도 나왔다.
황 총리는 지난 6월 18일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자마자 취임식도 미룬 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최일선 현장으로 달려갔다.
메르스 대책회의를 총리 주재로 격상시킨 뒤 총 26차례 회의를 주재하며 사태 수습을 진두지휘했다. 또 13차례에 걸쳐 병원이나 보건소를 찾는 등 28차례에 걸쳐 메르스 관련 현장을 찾았다.
황 총리는 메르스 사태가 종식기에 접어들었을 때에는 인천국제공항과 서울 명동 등을 찾아 외국인을 상대로 '안전한 대한민국'을 홍보하며 관광경기 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 국정현안에 신속 대응 = 황 총리는 특유의 성실성으로 시급한 현안이 발생할 때마다 발빠르게 대응하며 국정을 장악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7월 중국에서 행정자치부 지방행정연수원 교육생 등이 탑승한 버스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곧바로 관련 부처 장관에게 신속한 사고 수습을 지시했다.
또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중앙재난안전상황실을 찾아 태풍 피해 대책을 점검하고, 주말에는 캠핑장을 찾아 안전시설을 점검했다.
지난달 남북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에는 전 부처 공무원 비상근무를 지시했고, 직접 민간인출입통제선 내에 있는 파주 해마루촌을 직접 찾아 대피시설을 점검하기도 했다.
교사들의 성폭력 사건이 사회 문제로 부상하자 교내 성폭력 사건을 은폐하면 최고 파면할 수 있도록 하는 '초강력 대책'을 내놓았다.
최근에는 프랑스를 공식 방문을 통해 외교무대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황 총리는 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와 회담을 통해 '창조경제'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고,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과의 면담에서는 프랑스 수학능력시험인 바칼로레아에서 한국어를 제2외국어 필수선택 과목으로 선정하겠다는 답변도 들었다.
황 총리는 취임 이후 철저하게 '낮은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황우여 사회부총리 등 당 대표급 정치인 출신 부총리들이 내각에 포진해 있기도 하지만, 전임 이완구 총리와는 달리 황 총리가 자신을 부각시키는 스타일이 아닌 측면도 이유가 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법무장관 시절 '독일병정'의 이미지를 벗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구체적인 업무 성과는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는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무엇보다 황 총리가 주도하고 있는 '부정·부패 척결'의 경우 아직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는 평이다.
또 대다수 역대 총리와 마찬가지로 '책임총리'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는 데에도 한계가 있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일례로 국회에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에 대한 해임을 건의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통령께서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즉답을 피했지만 문 전 장관은 대통령 휴가 직후 전격 경질됐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황 총리가 중심을 잡고 안정적으로 내각을 이끄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그렇지만 너무 조용한 내조형이어서 총리가 보이지 않는다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신임에다 황 총리의 조용하고 치밀한 스타일때문에 여권내 역학에 따라서는 차기 대선후보군에 포함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정치권에서는 나오지만 황 총리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일축하고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발로 뛴 100일 몸낮춘 국정 2인자” 황교안, 현장 중심 발품 행정 선도
입력 2015-09-22 15: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