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해군력 증강에 맞서려면 현재의 대형 항공모함 위주 전략에서 잠수함 위주 전략으로 옮겨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랜드연구소는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중국의 대 수상함(對水上艦) 역량 강화에 맞서 미국은 태평양에서 대형 항모 비중을 줄이는 대신 잠수함과 우주전 수행 역량 강화 등에 주력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미-중 군사력 득점표(The US-China Military Scorecard)’라는 이 보고서에서 주 작성자인 에릭 헤긴보덤 연구원은 아·태지역에서 여전히 미국이 군사력 우위를 갖고 있다고 하지만 두 나라가 선제공격 가능성을 저울질하는 불안한 상황에서조차 우위를 점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지역에서 군사력 우위를 유지하려는 미국의 의도를 무색하게 하는 요인의 하나로 중국 해군력 증강을 꼽았다.
보고서는 1996년 이후 “멀리 떨어진 중국 본토로부터 미 해군 수상함대를 위협하는 중국의 위협이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장거리 정찰능력, 최첨단 대함 순항미사일, 장거리 항속 능력을 갖춘 공격기와 함정, 순항 미사일을 장착하고서도 소음이 거의 없는 대형 잠수함 등의 확보·배치에 힘입어 중국의 대수상함 역량은 많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중국과의 교전 초기에 가장 큰 우려는 다름 아닌 미국 항모들에 대한 중국의 위협”이라면서 그러나 “미사일 요격체계나 항모 발진 정찰기처럼 항모에 대한 중국의 이런 대 수상함 위협을 누그러뜨리는 미국의 대응능력은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미국의 비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중국이 지난해 스프래틀리 제도 부근 여러 환초에 준설작업을 강행해 군용 활주로 몇 개를 건설했다”면서 “앞으로 5∼15년 사이에 미국과 중국의 인민해방군이 현 상황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아시아에서 미국의 군사력 우위가 빠르게 쇠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병우 선임기자 bwbae@kmib.co.kr
중국 해군력 위협…“미국 항모위주 전략서 벗어나야”
입력 2015-09-22 15: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