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 시리아 출신 난민 신청자를 무제한 수용하고 유럽연합(EU)도 시리아 난민을 우대하기로 하자 다른 중동 국가 출신 이주민들 사이에 위조 시리아 여권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중동과 아프리카 난민들 사이에 위조된 시리아 여권의 인기가 치솟자 이를 페이스북을 통해 판매하려는 난민 밀수업자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터키나 다른 유럽행 통로 국가에서 가짜 시리아 여권은 수천 개씩 유통 중이며 불가리아에서는 위조 시리아 여권 1만개가 적발됐지만, 이는 전체의 일부에 불과하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위조 시리아 여권은 이라크나 수단, 리비아, 이집트 출신이 주로 구매하고 있으며 구매자 상당수는 아랍어나 시리아어를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집트 출신 이주민으로 위장한 텔레그래프 기자가 아랍어 페이스북 계정에 오른 전화번호로 전화한 결과 시리아 위조 여권의 가격은 1000파운드(약 184만원), 터키에서 그리스까지 가는 데는 800파운드(약 146만원)가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리아인들은 크게 분개하고 있다. EU 국경이 곧 닫힐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위조 여권 소지자들이 난민으로 인정받으면 시리아인들의 몫이 줄어들까봐 걱정하고 있다.
시리아에서는 ‘위조 시리아 여권 적발’이라는 해시태그를 단 페이스북 계정이 등장하기도 했다.
크로아티아 벨리 마나스티르에서는 세르비아에서 넘어온 시리아인들과 아프가니스탄인들이 먼저 독일행 기차를 타겠다고 돌과 병을 던지며 싸우기도 했다.
유럽 최신 통계를 보면 유럽행 이주민 5명 중 1명꼴로 시리아 출신이지만, 일부 국경 검문소에서는 이주민들의 90%가 시리아 출신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앞서 독일 경찰은 위조 여권을 이용해 난민으로 위장한 모로코 출신 남성이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조직원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
위조 시리아여권 인기 … "페이스북이 판매 통로"
입력 2015-09-22 10: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