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론 차트에 수상한 아이디가…음원 차트 순위 조작 정황 드러나

입력 2015-09-22 09:15
JTBC 방송화면 캡처

그동안 끊임없이 제기되던 연예기획사와 팬들의 음원 차트 순위 조작 정황이 포착됐다. 신인부터 톱가수에 이르기까지 많은 가수의 음원이 사재기로 인해 음원 순위가 왜곡되고 있는 것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21일 JTBC 단독 보도에 따르면 특정 가수팀들에게서 최소 수백개에서 많게는 10만개에 달하는 동일패턴 아이디들이 발견됐다.

대형 기획사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9월 중순 A사의 신인아이돌 B그룹은 음원 공개 1시간 만에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인 멜론 차트 1위에 올랐다.

JTBC는 멜론에서 이 그룹의 팬으로 등록돼 있는 아이디 3만여 개를 일일이 분석했다.

그 결과 가짜로 의심되는 동일패턴 아이디가 1300여 개 발견됐다.

동일패턴 아이디란 앞의 영어 조합은 같지만, 뒤에 숫자만 다르게 만들어진 것이다.

이런 아이디 대부분은 이 그룹만 팬을 맺고, 이 그룹 신곡만 '좋아요'를 눌렀고 일부는 최근 들은 노래가 이 그룹 신곡밖에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취재진은 팬들의 규모와 행동이 지나치게 조직적이라고 주장했다. 가요 홍보대행사 업체들 혹은 브로커들이 개입됐을 수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음원 사재기 제안을 받은 한 기획사 관계자는 “소위 마케팅 업체라고 얘기하며 접근한다”며 “앨범을 내면 많게는 억 단위의 돈을 요구하며 몇 위권 안에서 일주일 동안 있게 해주겠다고 한다”고 밝혔다.

취재진은 사재기 대상이 되는 ‘멜론’이 현재 가요계에서 인기를 가늠하는 척도가 됐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 각종 방송이나 행사 섭외 대상의 기준이 된다.

멜론 측은 "최근 의심가는 아이디들이 많이 보여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며 "해당 아이디들이 순위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걸러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가요계에선 음원 사재기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전했다.

바른음원협동조합 대표인 가수 신대철씨는 “음원 사재기가 있다는 것은 사실 예전부터 공공연한 비밀이었고 모두 다 알고 있지만 아무도 얘기하지 않는다”며 “신뢰할 수 없는 차트를 만들어내는 것은 확실한 것 같다”고 말했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