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개발 의혹’ 파르친 기지 시료 IAEA에 제출

입력 2015-09-21 21:53
핵무기 개발과 연관돼 있다는 의혹을 받아온 이란의 파르친 군사기지에 대해 이란이 직접 검사 시료를 채취해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제출했다고 AP통신 등이 21일 보도했다.

베흐루즈 카말반디 이란원자력청(AEOI) 대변인은 이날 이란 관영통신 IRNA에 “지난주 IAEA 검사관이 입회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란 전문가들이 몇몇 환경 시료를 채취해 IAEA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카말반디 대변인은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은 채 “이란과 IAEA간의 합의 내용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고 AP는 전했다.

IAEA도 이날 이란으로부터 시료를 제출받았다고 확인했다.

파르친 기지에 대한 사찰은 지난 7월 타결된 이란과 서방의 핵협상 과정에서 가장 첨예한 대립이 이뤄졌던 부분 중 하나였다.

서방국가들은 이곳에서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고폭실험이 이뤄졌다고 주장하며 사찰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이란은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며 군사시설을 외부에 공개할 수 없다고 맞섰다.

결국 이번에 타결된 합의안에서는 양측이 파르친 기지에 대한 사찰에 합의하면서도 사찰 방법과 시기는 별도로 논의한다고만 두루뭉술하게 기술됐다.

이와 관련해 AP통신은 지난달 파르친 기지를 사실상 이란이 스스로 사찰하도록 하는 부속 합의가 존재한다고 폭로했으나 이란과 IAEA는 모두 부인해왔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서방 외교관을 인용해 양측의 합의에 따르면 IAEA 전문가가 입회한 가운데 이란 측이 시료를 채취하기로 돼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IAEA는 이란의 시료 채취 과정이 IAEA의 “엄격한 기준을 충족했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아마노 유키야 IAEA 사무총장은 “시료 채취 과정이 완전했는지와 시료의 진위를 IAEA가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란의 과거 핵활동이 핵무기 개발과 연관돼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이란을 방문 중인 아마노 총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조사에) 의미 있는 진척이 이뤄졌다”며 “그러나 조사가 완료되기 전까지는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아마노 총장은 지난 20일 테로 바리오란타 IAEA 안전조치 사무차장과 함께 직접 파르친 군사시설을 방문했으며, 이에 앞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 등도 만났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이란이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으로 알려진 핵 합의안을 이행할 것이라며 “IAEA가 합의 이행을 공정하게 감독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IRNA가 밝혔다.

아마노 총장을 비롯한 IAEA 사찰단은 내달 15일까지 과거 이란 핵활동의 핵무기 개발 관련 여부에 대한 검증을 마치고 12월 15일까지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