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이 잘 나지 않아서…법적 내용 몰라서” 하나고 이사장 답변 태도 논란

입력 2015-09-21 20:50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21일 서울교육청 등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는 입시 부정과 각종 특혜 의혹 등을 받고 있는 서울 은평구 소재 자율형 사립고인 하나고등학교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야당 의원들은 이명박정부 시절인 지난 2010년 하나금융그룹 학교 법인인 하나학원이 하나고를 설립하고 이후 자율형 사립고로 전환해 운영하는 과정 등에서 서울시로부터 과도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집중 제기했다.

서울시교육청은 현재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의 지시에 따라 하나학원과 하나고에 대해 특별감사에 착수한 상태다.

새정치민주연합 유은혜 의원은 "이미 지난 2013년 하나고가 설립되고 또 자사고로 지정받는 과정에서 특혜 의혹이 있다고 제기한 바 있다"면서 "당시 공정택 교육감이 지시를 한 것인지 아니면 서울시교육청 공무원들이 하나학원과 결탁이 있었던 건지 특별감사를 통해 명확히 해명해 달라"고 촉구했다.

유 의원은 하나고에 대한 특혜 의혹으로 ▲교육부 장관이 아닌 당시 교육감이 자사고를 지정하고 ▲2007년 자사고 시범운영 종료 결정이 내려진 이후인 2008년 12월에 하나고에 대한 자사고 전환이 결정되고 ▲하나고의 전환 절차에 걸린 시간이 하루에 불과하다는 점 ▲그외 장학금 및 학교부지 임대 특혜 등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조희연 교육감은 사견을 전제로, "당시 중앙정부와 서울시, 서울시교육청이 법인 설립, 하나고 설립, 하나고의 자사고 지정과 관련해서 큰 문제점을 느끼지 않고 이것을 어쨌든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아마 방향에 일치를 보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면서 "지금 시점에서 보면 여러가지 의심할 지점들 있는 듯하다"고 답했다.

같은당 유기홍 의원도 하나고에 대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서울시장 재임 시 은평뉴타운의 자사고 정책을 강력히 추진했고, 하나고가 (해당 지역) 자사고로 단독 신청을 했는데 여러가지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 외에도 "합격생 의혹, 학교폭력 은폐, 내부고발한 교사 탄압 등 의혹이 심각하다"며 철저한 감사를 촉구했다.

같은 당 윤관석 의원은 하나고가 신규 교원 채용 및 기간제 교원의 정규직 전환 등의 인사과정에 사립학교법을 위반한 정황이 있다고 지적하며 법적 책임 소지 여부를 따져 묻기도 했다.

이어진 오후 질의에서는 김승유 하나학원 이사장을 비롯한 하나고 교감과 '내부고발' 교직원 등이 증인·참고인으로 출석한 가운데 '진실공방'이 벌어졌다.

야당 의원들은 김 이사장에 대해 교원 임용에 대한 법적 절차를 위반하고 학사에 개입했으며, 또 관련해서 공익제보를 한 교직원을 상대로 협박성 발언을 한 정황이 있다고 집중 추궁했다. 이동관 전 청와대 대변인 자녀의 학교폭력이 학교 차원에서 은폐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하나금융그룹 회장 출신의 김 이사장은 "기억이 잘 나지 않아서…", "법적 내용을 제가 잘 몰라서…"라며 줄곧 답변을 회피하는 태도를 보여 의원들의 성토를 샀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