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전투기 F-35 핵심기술 이전 美정부 반대로 무산”

입력 2015-09-21 20:33

우리 군이 차기 전투기 F-35 도입 과정에서 제작사인 미(美) 록히드마틴사(社)로부터 이전받으려 했던 AESA(위상 배열) 레이더 통합 등 핵심기술 4건에 대해 미국 정부가 이전 반대를 결정한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이에 따라 차기 전투기 기술 이전을 전제로 개발이 진행된 20조원 규모의 한국형 전투기 개발 사업(KFX·일명 보라매사업)이 큰 차질을 빚게 됐다.

방위사업청이 21일 새정치민주연합 안규백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군 당국은 작년 9월 F-X 사업으로 총 40대의 F-35A를 7조3418억원에 들여오기로 미 록히드마틴사와 계약했다. 당시 양측은 합의각서를 통해 록히드마틴사가 AESA 레이더 통합, 비행 제어, 항공전자, 무장 등 25건의 기술 자료 및 기술 지원을 우리 측에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록히드마틴사는 이와 관련해 올해 5월까지 미 정부로부터 수출승인서(E/L)를 받기로 약속했다. AESA레이더는 일정 방향으로 빔을 쏴 기존 레이더보다 신속하고 정밀하게 목표물을 탐지·추적할 수 있고, 전자전(電子戰) 능력까지 갖춘 최첨단 레이더다.

그러나 미 정부는 최근 기술 이전 25건 항목 중 레이더 통합 기술 4건에 대해 안보정책 등의 이유로 승인을 거부했다. 4건은 AESA 레이더, 적외선 탐색 및 추적 장비(IRST), 전자광학 표적 추적 장비, 전자파 방해 장비 통합 기술이었다.

록히드마틴사가 합의 사항을 위배한 셈이지만, 방사청은 마땅히 이를 제재할 방편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사청 측은 이에 따라 AESA 레이더와 적외선 탐색 및 추적 장비 등 2건은 독자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나머지는 기술 협력 개발을 추진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