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YTN에 따르면 이날 새벽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검은 승용차와 택시의 추격전이 벌어졌다. 검은 승용차는 파란 신호에 횡단보도를 지나던 사람을 치고 난 뒤 그대로 도망치던 상황이었다.
사고 현장을 목격한 택시기사는 곧바로 뺑소니 차량을 쫓았다. 택시의 블랙박스에는 “저 차 잡읍시다 아저씨”라고 외치는 택시기사의 목소리가 그대로 담겼다. 승객 역시 “네, 잡아요”라며 응수했다.
택시는 경적과 상향등으로 멈추라는 신호를 보냈지만, 뺑소니 차량은 신호위반에 불법 유턴까지 하며 달아났다. 택시에 쫓겨 사고 현장을 다시 지나가게 된 뺑소니 차량은 시민들이 던진 물건에 얻어맞기도 했다.
택시가 청소차가 서 있는 길가로 몰아세우자 검은 승용차는 결국 속도를 줄이고 멈췄다. 현장에 있던 목격자는 YTN에 “(운전자를) 잡아서 (택시) 아저씨가 끌어내서 막 누르니까 시민들이 가서 도와줬다”며 “사람들이 박수 치면서 고맙다고, 저런 사람은 상 줘야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서울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뺑소니 운전자인 이모(23)씨는 사고 당시 면허취소 수준(혈중알코올 농도 0.1%)으로 만취한 상태였다. 사고를 당한 보행자 이모(30)씨는 가벼운 부상을 입고 병원에 옮겨졌으나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