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통합과 혁신이다” 문재인, 포스트 재신임 정국 정면돌파 키워드

입력 2015-09-21 18:37

재신임 문제를 매듭지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21일 당내 갈등 수습을 위한 통합 행보를 통해 당 안팎의 원심력 제어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대외적으로는 수권정당, 대안야당의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한 정책 행보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이를 통해 통합과 혁신, 민생을 기치로 한 '뉴파티(New Party)' 비전을 선보이겠다는 구상이다.
문 대표는 중앙위의 공천혁신안 통과, 재신임 정국을 거치면서 한층 자신감이 붙은 표정이다.

그는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천정배 신당'에 대해 "호남민심에 역행한다"고 직격탄을 날리고, 한명숙 전 총리의 유죄 확정판결이 온정주의적이라는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비판에 대해서도 "당치않은 이야기"라고 반박하는 등 분명한 자기 목소리 내기에 나섰다.

이는 지난 14~18일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의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문 대표가 전주보다 4.0%포인트 반등한 17.9%의 지지율로, 15주 만에 박원순 서울시장을 따돌리고 2위로 올라서면서 1위인 새누리 김무성 대표(19.9%)를 오차범위에서 바짝 따라붙은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표가 혁신의 방향으로 ▲사람 ▲문화 ▲구조를 거론한 가운데 측근들은 혁신위가 마련한 혁신안 실천에 일차적인 주안점을 두고 있다. 한 측근은 "혁신위의 제도혁신을 따른다면 상당한 현역 물갈이가 이뤄질 것"이라며 "이를 실천하는 일도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이런 차원에서 문 대표는 조만간 현역의원 평가를 위한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를 가동하고 참신한 정치신인을 발굴하기 위해 인재영입위원회도 구체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대표가 제시한 당 부정부패 청산안도 일정 부분 수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어서 안 전 대표와의 '혁신 경쟁'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통합과 관련해 문 대표는 비주류 인사들과의 소통에 나서는 등 당내 통합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한 측근은 "문 대표와 견해가 다른 분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 측에서는 정세균 상임고문이 제안한 연석회의를 구성하기 위해 추석 이후부터 물밑 작업에 들어간다는 얘기도 들린다. 정 고문은 당내 지도자급 인사가 모두 참여하는 연석회의를 통해 당의 진로를 결정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또 안 전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등 대선주자들이 동참하는 '희망스크럼'의 조기 발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문 대표에 각을 세워온 안 전 대표의 참여 가능성이 높지 않아 고민하는 분위기다.

신당을 추진중인 무소속 천정배 의원, 박준영 전 전남지사 등 당 외부의 통합 문제에 대해서는 당장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 쉽지 않은 만큼 일단 당내 갈등 요인을 최소화한 뒤 시간을 두고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기류가 강하다.

문 대표는 이날 재신임투표를 철회하면서 "마음은 더욱 비우고 책임은 더욱 다해서 당을 더 혁신하고 더 단합하도록 하겠다. 야권의 통합을 위해서도 더 노력해서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다짐했다.

문 대표는 대안야당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 정책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에 나설 전망이다.

문 대표의 취임 이후 중도층 공략을 위한 정책 행보에 공을 들였지만 최근 재신임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고 국정감사가 시작되면서 민생행보가 주춤해졌다.

문 대표 측은 "유능한경제정당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소득주도 성장론, 한반도 신(新)경제지도로 요약되는 안보정당론이 민생의 주요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