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 네 살 연년생 두 아들을 둔 맞벌이 가정의 아기 엄마입니다. 큰 아이가 고열이 나고 많이 아파서 작은 아이만 어린이집에 등원시키고 퇴근 후에 두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가려던 참이었습니다.
퇴근 후 작은 아이를 데리러 택시를 타고 어린이집에 도착해 집으로 가려는데 가방 속에 있어야 할 지갑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가방에 분명히 지갑을 넣었다고 생각했는데….
직장에서 막 퇴근하고 아이 둘을 데리고 병원에 가려다보니 급한 마음에 정신이 없었나 봅니다. 지갑속의 현금 보다는 각종 카드와 신분증을 어떻게 해야 하나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는데 때마침 경찰관 아저씨로부터 지갑을 찾았다는 반가운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어떤 군인이 경찰지구대로 전화해 “길에서 지갑을 주웠는데 걱정하고 있을 주인에게 꼭 잘 전달해 달라”며 신고를 해와 지갑을 찾을 수 있었다고….
경찰관으로부터 건네받은 지갑 속에는 현금과 신용카드, 신분증 등이 고스란히 들어있었고 저는 두 아들을 데리고 병원진료를 무사히 받을 수 있었습니다. 잃어버린 지갑을 찾아주신 고마운 군인 아저씨! 정말 감사합니다. 저도 늘 응원하겠습니다.’
최근 국방부 신문고에 올라온 글이다.
20여만 원의 현금과 신용카드가 든 지갑을 주워 주인을 찾아준 선행의 주인공이 육군 53사단 예하부대에서 작전과장으로 근무하는 김태현(37) 소령으로 밝혀져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김 소령은 생일을 맞아 지난 7일 오후 7시쯤 일과를 마치고 함께 근무하는 동료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기위해 식사장소로 이동하던 중 부산 동삼동 인근 거리를 지나다가 우연히 길거리에 떨어진 지갑을 습득했다.
김 소령은 지갑을 잃어버리고 안타까워하고 있을 주인을 떠올리며 곧바로 인근 지구대에 신고했고, 출동한 경찰관에게 지갑을 인계한 후 자리를 떠났다.
김 소령의 이 같은 선행이 알려지게 된 것은 지갑을 되찾은 주인이 담당 경찰관에게 김 소령의 신분을 수소문해 국방부 신문고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
길거리 지갑 주인 찾아줘… 육군 53사단 김태현 소령
입력 2015-09-21 1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