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첫 방문지는 시애틀이다. 시애틀은 보잉, 마이크로소프트, 스타벅스, 아마존 등 2300여개 기업이 활동하고 있는 미국 북서부의 대표적 경제중심 도시다. 이곳을 첫 방문지로 선택한 것은 민감한 현안에 앞서 경제협력에서 접점을 찾겠다는 중국의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의 방미에는 마윈 알리바바 회장과 리옌훙 바이두 회장, 마화텅 텅쉰 회장, 양위안칭 롄샹(레노보) 회장 등 중국의 정보기술(IT) 업계 거물이 총출동한다. 또 금융권에서는 중국은행과 공상은행, 식품업체 솽후이와 이리 그룹, 자동차 업계에서는 완샹그룹 총수가 동행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중위안 그룹, 중국건축, 신아오에너지, 위황화공, 하이얼그룹, 톈진강관 등 각 분야별 주요 기업의 최고책임자들도 따라 나선다.
시 주석은 시애틀에서 ‘미·중 인터넷 산업 포럼'과 양국 기업 15곳이 각각 참석하는 최고경영자(CEO) 좌담회, 지방 정부 지도자 포럼, 화교들과의 간담회 등의 다양한 일정을 소화한다. 특히 CEO 좌담회에는 미국 측에서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팀 쿡 애플 CEO, 메리 바라 제너럴모터스(GM) CEO 등이 참석할 예정이어서 양국의 대표적인 기업인들이 머리를 맞댈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시애틀 근교에 있는 보잉 공장을 시찰하고 마이크로소프트 본사도 방문할 예정이다.
중국 언론들은 특히 시 주석 방미에 앞서 미국과의 경협을 부각시키고 있다. 양국은 지난 13일 미국 고속철 건설을 위한 합자회사를 설립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합자회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로스앤젤레스까지 370㎞ 구간의 고속철 건설과 관리를 맡게 된다. 신화통신 등은 2016년 9월 말 시작되는 이번 공사가 “미국에 건설하는 중국의 첫 번째 고속철 프로젝트”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중국은 이밖에 중국 기계설비공정유한공사가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과 공동으로 아프리카 케냐에 풍력발전소 60개를 건설하는 공사를 추진하고 있다. 총 투자규모는 3억2700만 달러(약 3800억원)에 이른다. 보잉이 중국에 최종 조립 공장을 지을 계획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중국 고속철회사 중궈중처는 지난 3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스프링필드에 6000만 달러를 투자한 첫 공장을 착공했다. 양국의 지난해 교역규모는 5551억 달러(약 652조759억원)로 전년 대비 6.6% 증가하면서 사상 최대규모를 기록했다. 또 지난해 말 현재 양국간 상호 투자규모는 1200억 달러(약 140조9640억원)에 이른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시진핑이 시애틀을 첫 방문지로 선택한 이유는?
입력 2015-09-21 15: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