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불 상호교류의 해’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한국과 프랑스의 예술가(예술단체)간의 협력입니다. 그리고 행사기간이 끝난 뒤에도 그 관계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한불 수교 130주년을 맞아 2015-2016 한불 상호교류의 해 행사 중 ‘프랑스 내 한국의 해’ 행사가 지난 18일(현지시간) 종묘제례악을 시작으로 파리에서 공식 개막했다. 20일 한국 취재진과 만난 프랑스 측 총감독인 아녜스 베나이에(사진)는 “문학, 공연, 음악, 미술, 학술 등 모든 분야에 걸쳐 다채롭고 풍요로운 한국문화가 이번에 본격적으로 프랑스에 소개될 수 있어 기쁘다”면서 “프랑스인들이 ‘빨리빨리’로 대변되는 한국의 에너지에 깊은 인상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베나이에 총감독은 10년 전 한불 수교 120주년 행사 때는 미디어를 담당했었다. 그는 “한국 전통예술을 전부 이해하기는 힘들지만 판소리를 처음 듣자마자 그 소리의 아름다움에 매료됐었다”면서 “개인적으로는 진은숙, 안은미, 이불, 김수자 등 한국의 동시대 아티스트들의 창작물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가 외국 국가와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년간 이어지는 문화 교류 행사를 시작한 것은 198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테랑 대통령이 이끄는 사회주의 정부는 문화예술 부문에서 다양한 정책을 펼쳤는데, 당시 ‘문화 시즌’이란 이름으로 만들어져 지금까지 이어지게 됐다. 현재 앵스티튀 프랑세(IF·프랑스문화원)가 총감독을 임명하고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책임을 맡고 있다. 국가 차원에서 행사가 이뤄지고 수많은 문화예술 기관이 참가하기 때문에 미디어에도 자주 노출되는 등 외국 국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프랑스가 한국을 문화 시즌에 초청함으로써 시작된 한국과 프랑스의 상호교류의 해는 지난 2010년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이명박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처음 제안하면서 성사됐다.
베나이에 총감독은 “어떤 나라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문화 시즌을 만든 것은 프랑스 국가 차원에서 문화 다양성과 예외성을 지켜야한다는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다”면서 “이런 문화 시즌이 끝나면 정치 및 경제 등 여러 분야에서 국가간 상호 협력이 강해지는 등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간다. 실례로 프랑스에서 헝가리 문화 시즌 뒤에 프랑스 국민들 사이에 헝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여행 붐이 일기도 했다. 또 한국 문화 시즌이 결정된 이후 한국과 프랑스간 기업인 및 취업 인턴의 상호진출 지원협정을 맺는 등 경제적 교류가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한불 상호교류의 해 행사는 올 9월부터 내년 8월까지 열리는 ‘프랑스내 한국의 해’ 행사와 내년 3~12월 ‘한국내 프랑스의 해’ 행사로 나뉘어 열린다. 프랑스내 한국의 해 행사는 공식 인증된 사업만 150여개이며, 한국내 프랑스의 해 행사는 현재까지 60여개가 확정됐다.
파리=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한불 상호교류의 해… 프랑스측 총감독 아녜스 베나이에 “관계를 이어가는 게 목표”
입력 2015-09-21 1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