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의 여자골프 대항전 솔하임컵에서 미국이 대역전승한 데는 재미동포 앨리슨 리(20)의 예기치 않는 컨시드 논란이 기폭제가 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은 20일(현지시간) 독일 하이델베르크에서 열린 2015 솔하임컵 마지막 날 싱글 매치플레이에서 유럽을 8.5-3.5로 압도해 최종점수 14.5대 13.5로 역전승했다.
포섬(2인 1조로 공 1개를 번갈아 치는 방식)과 포볼(2인 1조로 각자 공을 쳐 좋은 점수를 팀 성적으로 삼는 방식) 경기까지 유럽에 6-10으로 밀려 패색이 짙었던 미국은 각 팀에서 12명씩이 출전한 싱글 매치플레이에서 대역전에 성공했다. 싱글 매치플레이에서 미국의 승부욕을 자극한 것은 포볼 경기에서 앨리슨 리의 컨시드 여부가 발단이 됐다.
앨리슨 리는 20일 오전에 열린 포볼 경기에 브리트니 린시컴(미국)과 한 조로 출전해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찰리 헐(잉글랜드) 조와 맞붙었다. 두 팀은 16번 홀까지 동점으로 팽팽히 맞섰다.
그러나 17번 홀(파4)에서 앨리슨 리의 버디 퍼트가 약 50㎝ 부근에서 멈춰 서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앨리슨 리는 당연히 컨시드를 받아 파로 홀아웃하는 것으로 여기고 공을 집어들었다. 이에 앞서 페테르센-헐 조는 이 홀을 파로 끝낸 상황이었다.
하지만 페테르센-헐 조가 “컨시드를 준 적이 없다”며 이의를 제기해 앨리슨 리는 벌타를 받아 보기로 이 홀을 마치게 됐다. 결국 이 경기에서 페테르센-헐 조가 18번 홀까지 이겨 2홀 차 승리를 가져갔고 경기를 마친 앨리슨 리는 눈물을 쏟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장면이 미국 선수들의 승부욕을 자극했고, 오후에 이어진 싱글 매치플레이에서 대역전극의 시동을 걸게 했다는 것이다.
오후 싱글 매치플레이에서 글래디스 노세라(프랑스)를 꺾은 앨리슨 리는 “그 일이 있고 나서 우리 선수들이 더욱 분발해 오후 경기를 압도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앨리슨 리는 “매우 짧은 퍼트였고 찰리 헐은 그린 밖으로 걸어나가고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컨시드를 받은 것으로 여길 수밖에 없었다”며 “그때 페테르센은 이미 그린 밖으로 나가 있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페테르센은 “우리는 그 파 퍼트가 들어가는지 볼 필요가 있었다”며 “우리는 이기려고 노력했을 뿐 당연히 상대팀인 미국과 골프라는 경기 자체를 존중한다”고 밝혔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솔하임컵] 앨리슨 리 "컨시드 논란이 대역전승 계기 됐다"
입력 2015-09-21 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