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듣기 싫다고?” 선배 똥군기에 억지로 수강 신청

입력 2015-09-21 07:39
SBS뉴스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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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뉴스 화면 캡처
일부 대학생들이 선배 똥군기(대학내 군대식 문화) 때문에 듣기 싫은 수업을 억지로 수강한다는 제보가 나왔다.

SBS뉴스는 20일 수도권에 위치한 한 대학의 체대에서 벌어지는 수강신청 강요 현장 녹취 파일을 공개했다.

녹음 파일에서 한 선배 조교는 후배 한 명 한 명의 시간표를 훤히 꿰차고 특정 수업을 들을 것을 강요했다.

선배 조교는 특정 수업을 빼고 체대의 수업을 넣을 것을 강요했다. 후배는 강압적인 분위기에 “네”라고 답했다.

음성파일에는 선배 조교가 윽박 지르는 것도 담겼다. 조교는 “야! 형이 얘기할 때 핸드폰 만지지 마. 학교 안 다녔어? 고등학교?”라고 소리질렀다. 그러자 후배는 “시간표 봤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했다.

한 후배가 듣고 싶은 수업이 있다고 말하자 선배 조교는 “그래서 하기 싫다고? 다? 그렇지? 다 하기 싫은거지? 야. 너네가 안 듣잖아. 폐강돼. 네가 책임질거야, 네가? 나중에 잘못되는 것에 대해서는 네가 책임 져”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 내용을 제보한 학생은 선배 조교들이 학교 수업이 수강 인원이 모자라 폐강되는 걸 막기 위해 이런 강요 행위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런 수업 중에는 교수가 수업에 잘 안들오는 등 수준 이하의 강의도 있어 더 문제라고 제보 학생은 설명했다.

그는 선배의 명령을 어겼을 경우 “단체로 집합시킨다. 기합은 PT 체조를 시킨다”고 고발하기도 했다.

해당 학교 측은 처음 SBS에 “졸업 학점을 못 챙기는 학생에게 꼭 들어야 하는 강의를 안내해 준적은 있지만 집합은 시킨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취재가 계속되자 뒤늦게 진상 조사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고 SBS은 전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