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만 남기고 막내리는 문재인 재신임 정국” 23일 공천혁신안 충돌 예고

입력 2015-09-21 00:36

새정치연합이 20일 당무위원회-의원총회 연석회의를 통해 '재신임 정국'을 둘러싼 내홍의 탈출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당내에서는 더 이상의 혼란을 막아야 한다며 문재인 대표가 연석회의의 결론을 수용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이번 논의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는 비주류측 기류가 교차하고 있다.

2주 가까이 극심한 내홍을 겪은 만큼 이날 회의에서 결의문을 채택하기까지도 진통이 만만치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의에는 재적인원 160명(의원 129명, 원외 인사 31명) 중 93명(의원 81명, 원외 인사 12명)이 참석했다.

현역 의원 중에는 신기남 강기정 노영민 최재성 김태년 이목희 정청래 홍영표 김경협 김현 도종환 전해철 최민희 의원 등 범주류측이 대거 참석했다.

문 대표는 회의에 참석하는 대신 의원회관에서 회의 결과를 기다린 것으로 알려졌고, 정세균 상임고문은 외교통일위 국정감사 일정을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다.

반면 비주류측에서는 회의 주최를 위해 이종걸 원내대표 등이 참석했지만, 줄곧 재신임 투표 철회를 요구해온 안철수 전 공동대표를 비롯해 박지원 박영선 전 원내대표, 박주선 조경태 의원 등이 대거 불참했다. 김한길 전 공동대표도 해외 국감 일정으로 불참했다.

여기에 비주류 모임 '민주당의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 소속 문병호 정성호 최원식 의원 등도 회의를 보이콧하는 등 '반쪽짜리' 회의라는 지적도 나왔다.

박병석 전 국회부의장은 회의 결과 전달차 문 대표와 회동 이후 기자들과 만나 문 대표가 21일께 수용 입장을 밝힐 것으로 기대하고, "이로써 대표 거취를 둘러싼 논란은 종결 수순에 접어들었다고 생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제 당은 서민과 중산충의 민생파탄 문제, 그리고 국정감사와 예산·입법 등 정기국회에 전념할 수 있도록 새 출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안철수 전 대표는 "재신임 문제는 국민의 눈에는 그들만의 싸움일 뿐이고 혁신의 본질도 아니다"라며 "문 대표가 결심해서 정치적으로 돌파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문병호 의원도 통화에서 "큰 의미를 두지 않겠다"고 논평했다. 민집모는 오는 21일 정기모임에서 향후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문 대표가 재신임 투표를 철회하더라도 당내 논란은 언제든 다시 불거질 수 있고, 진정한 화합까지 가야할 길도 험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회의는 재신임 투표 철회에 대한 격렬한 토론과 함께 당의 단합을 호소하는 의견이 이어지며 2시간 10분 동안 진행됐다.

비주류측 노웅래 의원은 "재신임투표 철회를 결의해서 화합이 된다면 열번이고 천번이고 하겠다"며 "공정해야 하는 것 아닌가. 오늘만 해도 재신임 철회 요청을 위한 결의를 한다고 답을 정해놓은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홍의락 의원이 "이렇게 봉합하고 넘어간다고 국민과 언론이 해결됐다고 받아들이겠나"라며 "씻김하는, 전환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재신임 투표가 맞다"고 말하는 등 비주류 내에서도 견해가 엇갈렸다.

박 전 부의장은 이번 회의 요청을 위한 문 대표와의 회동과 관련, "문 대표가 친노의 좌장이 아니라면 이종걸 원내대표는 비주류의 좌장이 아니라고 말했다. 두 분 다 이런 비판을 받지 말고 당무에 충실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부인과 헤어진 박수현 의원은 가슴 아픈 개인사와 총선을 앞둔 절박한 심경을 밝히며 당의 단합을 호소해 의원들의 심금을 울렸다.

박 의원은 "나는 아내도 없다. 두 번 징역을 갔는데 견디지 못하고 떠났다. 호남의 역사가 위대하지만 이런 애절함과 비통함보다 더 위대하진 않다고 생각한다"며 "당에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싶다. 주류, 비주류가 뭔데 그러냐"고 토로했다.

박 의원은 "그럴 만한 위치는 아니지만 불출마 선언도 고민중이다. 민주당원이라는 게 부끄럽지 않게 해달라"며 "대표에게 내려오라고 하면 대안이 있나. 기다려보자"고 말했다. 그는 "재선되면 아내에게 돌아와달라고 말하겠다"고 말을 맺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