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 등 한국 경제지표는 같은 국가 신용등급을 받는 나라들과 차원이 좀 다르다. 등급을 올려주길 기대한다.”(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우리의 관점은 좀 다르다. 한국 신용등급에는 남북 긴장 관계를 반영할 수밖에 없다.”(모리츠 크래머 S&P 국가신용등급 글로벌 총괄)
최경환 부총리는 지난해 7월 취임 후 1년간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관계자들을 네 차례 만났다. 그 중 신용 등급을 까다롭게 매겨 ‘가위손’이라는 별명이 붙은 독일 출신의 크래머 총괄과 세 차례 대면했다.
지난 15일 S&P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에서 ‘AA-'로 한 단계 올렸다. 이로써 한국은 3대 국제신용평가기관에서 모두 사상 처음으로 더블에이(AA-, 무디스는 Aa3에 해당) 등급을 받았다.
최 부총리는 지난 18일 거제도 대명리조트에서 한국개발연구원(KDI) 주관으로 열린 출입기자단 정책세미나와 간담회에서 S&P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올린 배경을 설명했다.
최 부총리는 “(세계경제가 어려운) 이 분위기에 등급이 올라간 나라는 거의 없다”면서 “무디스와 피치는 외환위기 전 수준으로 한국 신용등급이 회복됐는데 S&P만 안돼 그쪽 관계자를 만나 한국경제 상황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S&P가 생각을 바꾼 데는 노사정 합의로 탄력받기 시작한 노동시장 구조개혁과 최근 새롭게 조성된 남북한 화해무드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는 지난 13일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위한 대타협안을 극적으로 도출했다. 앞서 북한의 지뢰 도발로 경색됐던 남·북한 관계도 극적으로 화해무드로 전환되면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최 부총리는 “한국 정부의 공기업 부채 감축 노력과 가계부채 구조의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시행한 안심전환대출도 국가신용 등급 향상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정책세미나에서 4대 부문(노동·금융·공공·교육) 구조개혁 중 교육 분야가 가장 미흡하다는 지적에도 의견을 전달했다.
최 부총리는 “인적자원을 효율적으로 배치하고 양성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보니 국민이 보기에 속도가 늦은 것처럼 보일 것”이라며 “교육개혁은 경제대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개혁”이라고 강조했다.
거제=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최경환, S&P 뒷 얘기… “S&P 사고초려했다” “이 분위기에 올라간 나라 없었다…”
입력 2015-09-20 2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