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재신임 정국 갈림길…당무위원회·의원총회 연석회의 비노 불참 속 진통

입력 2015-09-20 17:38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재신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20일 국회에서 열린 당무위원회·의원총회 연석회의에 참석한 이종걸 대표가 회의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문재인 대표는 자신의 거취와 관련된 문제가 논의되는 자리여서 참석하지 않아 평소 문 대표가 앉던 자리가 비어 있다. 구성찬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당무위원회·의원총회 연석회의가 문재인 대표의 재신임 정국을 끝내고 당 화합을 논의하기 위해 20일 진통 끝에 개최됐다. 하지만 문재인 대표의 재신임 투표 강행 여부는 아직까지 안갯 속이다. 비주류 의원들이 대거 불참해 ‘반쪽’ 회의가 열렸기 때문이다.

새정치연합은 국회에서 연석회의를 열고 “당 대표 재신임에 관한 건”을 단독 안건으로 채택해 논의했다. 회의에는 이석현 국회부의장 등 중진들과 이종걸 원내대표, 전병헌 최고위원, 오영식 최고위원, 최재성 총무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비주류인 안철수, 박영선, 박지원 의원과 ‘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 소속 주승용, 문병호, 최원식 의원은 불참했다. 문 대표는 자신의 거취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라는 이유로 나타나지 않았다.

연석회의는 재신임 투표 여부를 결정하는 마지막 갈림길이다. 중진들은 문 대표가 투표를 강행할 경우 주류와 비주류의 극한 대립이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철회를 요청했다. 동시에 문 대표에게 명분을 제공하는 차원에서 ‘출구전략’으로 연석회의를 제안했다. 중진들은 연석회의에서 비주류들을 설득해 현 지도부를 중심으로 당을 운영하는데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재적과반 이상인 80여명이 참석한 이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속히 당내 갈등을 끝내고 내년 총선 준비에 집중해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불가피하게 당내 문제로 불거진 여러 사정들은 이제 마무리가 돼야 한다고 당무위원들과 중진의원들이 걱정하고 있다”며 “여러 가지 사정변경이 생겼고 또 중앙위원들이 (혁신안을 통과시키는 등) 뜻을 모아 주셨으니 (재신임 투표를) 진행하지 않는 것이 지혜로운 결정 같다는 말씀을 해 주셨다”고 했다.

우여곡절 끝에 연석회의가 개최됐지만 재신임 투표 철회 여부는 불투명하다. 문 대표 측 관계자는 “일단 회의 결과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여전히 투표 진행에 무게를 두고 있다”면서 “적어도 상당수 인원이 참석해 전향적인 결론을 내는 경우가 아니면 철회하기는 힘들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사실상 비주류가 회의에 참석해 문 대표의 리더십을 인정해야한다는 얘기다.

비주류 의원들이 대거 회의를 ‘보이콧’하면서 문 대표의 고민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회의에 불참한 안 의원은 정계입문 3주년 기념 기자회견에서 “재신임은 국민의 눈에는 그들만의 싸움”이라며 “전혀 혁신과는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금까지 정당에서 대표 재신임 투표의 전례를 찾기 힘들다”며 “재신임을 여러 가지 형식을 통해 관철했다고 해도 당의 혼란과 분란은 지속 될 거라고 본다”고 했다.

한 비주류 재선 의원도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자신이 제안하고 자신이 철회하는 ‘셀프 재신임’ 관련 회의라 참석하지 않았다”며 “회의에서 비주류는 비판을 자제하라는 등의 정치적 의무를 지우는 결론이 난다면 성명을 내고 적극 반박할 것”이라고 했다. 사실상 회의 결과에 승복할 수 없으며 앞으로도 문 대표 등 지도부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겠다는 뜻이다.

비주류가 문 대표에 대한 정치적 재신임 결정에 동의하지 않으면 추석 전 재신임 투표는 예정된 수순이 될 전망이다. 최재성 총무본부장은 “이미 실무적으로 투표 준비는 끝나있다”며 “투표를 진행한다면 22일 오전에 바로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