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문재인-안철수-천정배..3인 3색 서로 다른 야권 미래 지도 제시

입력 2015-09-20 16:22
야권 유력 정치인 3명이 20일 야권 재편의 미래에 대해 제각각 서로 다른 ‘지도’를 제시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재신임 투표 정국을 이끌며 새정치연합을 중심으로 한 야권 통합에 힘을 실었다. 안철수 의원은 “당의 혁신과 재정립이 시급하다”며 당내 부패 청산을 촉구했고, 무소속 천정배 의원은 제 1야당 바깥에서 ‘개혁적 국민 정당’ 창당을 선언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누가 주도권을 쥐느냐에 따라서 야권 재편의 방향과 내용이 갈릴 전망이다.

문 대표는 이날 공식 일정은 없었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은 당무위원회·의원총회 연석회의를 통해 문 대표의 리더십 논란에 마침표를 찍는 작업에 들어갔다. 문 대표는 연일 재신임 투표 결행 의지를 밝히며 비노(비노무현) 진영을 압박하고 있다.

문 대표의 기본 입장은 ‘새정치연합으로 단결하자’는 것이다. 문 대표는 지난 16일 당 중앙위원회의 혁신안 통과를 발판으로 당내 주도권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문 대표는 17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는 1단계 당내 통합에 이어 정의당, 천 의원과의 2단계 통합까지 시사했다. 새정치연합이 중심이 되는 야권 통합이다.

반면, 안 의원은 연일 ‘새정치연합이 이대로는 안 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는 정치입문 3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당이 대안이 되지 못하고 있다” “정권교체의 길도 멀어져 가고 있다”고 주장하며 강력한 당내 부패 청산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당 차원의 깨끗한 정치, 부패척결에 대한 의지표명이 필요하다. 문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의 몫”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최근 “이대로는 총선과 대선이 모두 어렵다”며 ‘문재인 체제’를 비판하는 선봉에 서 있다.

천 의원은 ‘새정치연합으로는 안 된다’며 마침내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새정치연합에 대해 “지역독점과 야당독점에 안주해 스스로 기득권 세력이 되어 버렸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문 대표와의 지난 5월 회동에 대해서는 “아무런 정치적 의미가 없는 싱거운 만남”, 새정치연합에 대해서는 “미래가 없다”고 혹평했다. 반면 안 의원에 대해서는 “개혁정당의 가치와 비전, 취지에 공감한다다면 얼마든지 함께 할 수 있다”고 했고, 정동영 전 의원에 대해서도 “야권 정치인 뿐만 아니라 한국정치에서 그만한 인물이 없다”고 고평가했다. 친노(친노무현) 진영에는 날을 세우면서 비노(비노무현) 진영에는 손을 내민 셈이다.

문 대표와 안 의원, 천 의원이 ‘3인3색’의 야권 재편 전략을 밝히면서 총선을 앞두고 치열한 주도권 싸움에 막이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