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는 ‘가을 DNA’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봄과 여름 주춤하다가도 가을만 되면 펄펄 난다는 점에서다. 실제 SK는 2007년부터 2012년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최강 삼성 라이온즈도 해내지 못한 기록이다. SK는 올 시즌에도 가을에 힘을 내며 포스트시즌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는 지난달만 해도 줄곧 8위에 머물며 가을야구가 물 건너가는 듯 했다. 하지만 가을이 되자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며 19일 현재 62승 68패 2무로 KIA 타이거즈를 제치고 6위로 올라섰다. 5위 롯데 자이언츠에도 불과 반 게임 차로 맹추격 중이다.
SK는 최근 10경기에서 7승 3패의 성적을 거뒀다. 이 기간 팀 타율 0.304, 팀 평균자책점이 4.31이다. 둘 다 10개 팀 중 3위에 올라있다.
가을이 되니 주춤했던 선수들이 살아나고 있다. SK의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큰 공헌을 한 선수들이 힘을 내고 있다. 타격에선 박재상과 김강민이 눈에 띤다. 박재상은 최근 10경기에서 타율이 무려 0.429다. 김강민도 타율 0.348, 8타점을 올리고 있다. 박정권도 타율은 0.200으로 낮지만 중요할 때마다 한 방을 터트린다. 20일 KIA전에서도 2회말 기선을 제압하는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이적생 정의윤도 거포 본능을 뽐내고 있다. 지난 7월 LG 트윈스에서 둥지를 옮긴 정의윤은 단 한 개의 홈런도 터트리지 못했지만 이적 후 12개의 홈런을 날렸다. 팀이 포스트시즌행 막차를 타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최근 10경기 타율은 0.341에 이른다. 홈런은 4개나 쳤다. 정의윤은 “감독님이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신 게 내게 가장 큰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현재 머릿속에는 팀이 반드시 포스트시즌에 진출해야 한다는 생각뿐”이라고 강조했다.
투수 쪽에서는 선발진이 안정을 되찾았다. 우선 크리스 세든이 힘을 내주고 있다. 시즌 초반 고전했지만 최근 2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2.77로 2년 전 다승왕을 할 때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메릴 켈리와 김광현도 안정감을 뽐내고 있다. 켈리는 전날 KIA전에서 6이닝 동안 109구를 던지며 안타 4개와 사사구 3개를 내줬을 뿐 탈삼진 8개를 솎아내면서 KIA에 단 1점만 허용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김용희 감독은 “우리 선수들을 믿고 있다”며 “계속해서 승을 거둬 반드시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뤄내겠다”고 다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가을 DNA’ 살아난 SK, 대역전극 펼치며 5위로 올라서나
입력 2015-09-20 15:33 수정 2015-09-20 1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