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치적 재신임 카드 유효할까” 비주류, 20일 회의 불참 전망도

새정치민주연합이 문재인 대표의 재신임 투표를 두고 내분에 휩싸인 가운데, 당무위원·의원 합동총회를 통한 '정치적 재신임'이 절충카드로 떠오르며 재신임 국면이 중대 기로에 섰다.

당내에서는 중진 의원을 필두로 문 대표가 이번 카드를 수용하고 재신임 투표를 철회하라는 요구가 거세지면서, 연석회의 결과나 문 대표의 선택에 따라 극적으로 돌파구가 마련되리라는 기대감도 커져가고 있다.

그러나 비주류를 중심으로는 연석회의에 참석하지 않겠다며 반발하는 의원들도 있어, 사태를 봉합하기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까지만 해도 재신임을 둘러싼 내분이 오히려 증폭하는 등 어수선한 모습을 보였다. 회의에서는 주승용 최고위원이 "강행하려면 나를 밟고가라"며 항전 의지를 보이는 등 팽팽한 대치가 이어졌다.

그러나 최고위 후 곧바로 이어진 문 대표와 중진의원들의 회동에서 절충안이 나오자 분위기는 반전됐다.

중진대표로 나선 이석현 국회부의장과 박병석 전 국회부의장은 문 대표를 향해 "재신임 투표를 철회하면 의원과 당무위원들이 중대한 상황의 변화가 없는한 확고한 리더십을 갖고 당을 운영하는데 적극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20일 오후 당무위원과 의원 합동총회를 열어 문 대표에 대한 신임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건의했다.

이를 기점으로 당내에서는 문 대표가 여기서 '정치적 재신임'을 받고, 재신임 투표는 철회하는 방식으로 내홍을 일단락시키자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당 혁신위원회는 이날 긴급회견을 열어 문 대표에게 재신임 투표를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비주류를 겨냥해서는 혁신안에 대한 비난을 중지하면서 "소모적 싸움을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상곤 혁신위원장은 이후 문 대표와 오찬을 함께하며 이같은 의사를 거듭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장파 개혁성향 의원 모임인 '더좋은 미래' 역시 호소문을 내 "문 대표는 당의 화합과 승리를 위해 재신임 계획을 조속히 철회하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소속 의원과 당직자들은 갈등과 분란을 촉발하는 언행을 우선적으로 중단해야 한다"면서 "동시에 지도부는 야권의 실질적 통합을 위한 기구를 구성해 전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처럼 '재신임 철회' 분위기가 달아오르고는 있지만, 여전히 사태 봉합을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우선 비주류가 여전히 반발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20일 연석회의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안철수 전 대표 측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로서는 연석회의가 열리더라도 참여할 계획이 없다"고 했고, 다른 비주류 의원들도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경우 연석회의에서 '정치적 재신임'을 받아내더라도 비주류의 반발이 없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어, 문 대표의 결단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문 대표는 이날 김 혁신위원장과 오찬을 마친 후 "(재신임투표가) 가장 좋은 방안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며 "중진들의 의견에는 귀를 열어놓고 경청할 것"이라고 다소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여기에 중진 일각에서는 연석회의를 열기 전 문 대표가 먼저 재신임 투표 철회의사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의총은 이와 상관없이 진행하되 그 결과가 나온 후 문 대표가 투표 철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