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가 18일 노동개혁 관련 노사정 합의에 대한 이견으로 회의석상에서 고성으로 언쟁을 벌이는 등 '자중지란'에 휩싸였다.
19대 총선에서 정책연대를 성사시킨 뒤 지금까지 당의 주요 지지층 가운데 한 축으로 믿어왔던 한국노총이 노사정 노동개혁안에 합의하며 정부 여당에 힘을 실어주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한국노총과의 연대를 놓고 당내 의견이 나뉘고 있는 것이다.
이종걸 원내대표가 이날 최고위원회의 비공개 순서에서 노동개혁 합의를 비판하면서 한국노총과의 정책연대 문제를 언급한 것이 사건의 발단이 됐다.
복수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 원내대표는 최근 한국노총이 예상을 깨고 노사정위원회에서 노동개혁안에 합의한 것과 관련, "이번 합의는 실질적으로 정부측 '팔비틀기'에 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합의는 수용이 어렵다"며 "이런 식이면 한국노총과의 실질적 연대가 위협받을 수 있다. 깨질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자 한국노총 위원장 출신인 이용득 최고위원이 발끈했다.
이 최고위원은 "정책연대를 깨자는 말이냐. 당에 있어봤자 남는 것도 없는데 깨자 깨"라고 언성을 높이며 반발했다.
이 원내대표는 그 자리에서 즉각 반박하지는 않았으나 회의 분위기는 일순 얼어붙었다는 후문이다.
문재인 대표도 "제발 최고위원회의 공식석상에서 발언을 가려서 하라"고 지적하는 것으로 소동은 일단락됐다.
당 안팎에서는 한국노총과의 연대에 대한 입장차가 이번 합의를 계기로 표출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원내대표 입장에서는 정책연대 대상인 한국노총의 갑작스러운 노사정 합의에 따라 원내 전략이 크게 꼬인 데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이지만, 한국노총 출신으로서 노사정위원회 협의 과정을 챙겨온 이 최고위원에게는 자신에 대한 비판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당내에선 노동개혁안의 국회 입법화를 앞두고 당내 갈등이 불거지면서 향후 '대응 스텝'이 꼬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당에 있어봤자 남는 것도 없는데 깨자 깨” 野, 한국노총 연대 자중지란
입력 2015-09-18 15: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