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 정규직 해고 요건 완화 주장과 관련해서 '기업이 유연하게 고용할 수 있어야 일자리가 늘어나므로 찬성' 46%, '좋은 일자리마저도 나쁘게 만들 수 있어 반대' 41%로 찬반 격차가 크지 않았고 12%는 의견을 유보했다. 작년 12월 첫째 주에 찬성 43%, 반대 46%였던 것과 비교하면 여론의 무게 중심이 찬성 쪽으로 약간 이동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규직 해고 요건 완화 찬성은 50대 이상(60% 내외), 새누리당 지지층(64%), 자영업 종사자(54%), 주부(53%), 무직/은퇴자(57%)에서 많았고, 반대는 40대 이하(50% 초중반),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층(59%), 학생(59%), 화이트칼라(56%) 등에서 많았다.
작년 12월에 비해 50대 이상, 새누리당 지지층을 중심으로 찬성이 늘고 전반적으로 반대는 좀 누그러졌다. 하지만 이 결과에서는 직장에 다니지 않거나 비임금노동자 편에서 찬성이 많고, 임금노동자 편에서는 부정적 기류가 강하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임금노동자 고용형태별로 보면 현재 정규직 종사자는 찬성 35%, 반대 56%였고, 비정규직에서도 찬성(43%)보다 반대(49%)가 소폭 앞섰다. 현재 비정규직 종사자 다수가 정규직 전환을 바라는 입장임을 감안할 때, 당장의 고용 기회 확대 못지않게 정규직의 고용 안정성 역시 중요하게 본 듯하다. 한편으로는 정규직 해고 조건 완화가 불안한 비정규직을 더 불안한 상황으로 내몰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표출로도 읽힌다.
일정 연령이 되면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정년을 보장하는 임금피크제에 대해 우리 국민 열 명 중 일곱 명(70%)이 찬성했고, 20%는 반대했으며 10%는 의견을 유보했다.
연령별로 보면 20/30대의 약 30%가 임금피크제 도입에 반대했지만, 모든 응답자 특성별로 도입 찬성이 우세했다. 작년 12월 첫째 주 조사에서도 찬성 73%, 반대 20%로 비슷했다.
불과 몇 달 뒤면 시행될 '정년 연장'을 '청년 일자리 확대'와 견주는 것은 무리일 수 있으나, 정년을 앞둔 아버지와 취업 준비 중인 자녀의 세대 간 입장 차를 확인하기 위해 직접 물었다. 그 결과 73%가 '청년 일자리 확대'를 꼽았고 15%는 '정년 연장', 11%는 의견을 유보했다.
성, 연령, 지역, 직업 등 모든 응답자 특성별로 '청년 일자리 확대'를 더 중요한 사안으로 봤다. 부모-자녀 세대 간 이견 없이 청년 취업을 우선시했다. 그 이면에는 정년이 법으로 보장되더라도 대다수의 중소 민간기업 임금노동자들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훨씬 더 이른 시기에 퇴직한다는 현실이 자리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 중 정규직 임금노동자는 27%, 비정규직은 15%, 비임금노동자는 21%였으며, 37%는 일을 하지 않거나 직장에 다니지 않았다. 연령별로 보면 비임금노동자(주로 자영업)는 50대(36%), 정규직은 30대(44%)에 가장 많았고, 비정규직은 20대부터 50대까지 비교적 고르게 분포했다. 직업별로는 블루칼라 직군의 52%가 비정규직, 화이트칼라 직군의 75%가 정규직이라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9월 15~17일(3일간)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조사대상은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2명이다.
표본오차는 ±3.1%포인트(95% 신뢰수준)이고 응답률은 18%(총 통화 5,418명 중 1,002명 응답 완료)였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정규직 해고 요건 완화 “찬성 46% 대 반대 41%”
입력 2015-09-18 1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