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을 피해 도망가다 헝가리의 한 여성 카메라맨에게 걸려 넘어져 국제적 안타까움을 산 시리아 난민 부자(父子)의 근황이 전해졌다.
17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스페인 헤타페에 머물고 있는 이 난민 부자는 헤타페 시장의 배려로 현지에 정착하게 됐다. 아버지 오사마 압둘 모센씨가 헤타페의 한 축구 아카데미에 일자리를 얻은 것이다.
전쟁 이전 시리아 리그 축구팀 알 포투와에서 코치 생활을 한 모센씨는 경력을 살려 일할 수 있게 됐다. 장래희망이 축구선수인 7세 아들 자이드에게도 반가운 소식이다. 이 아카데미에 다니며 꿈을 키워나가게 됐다.
인터넷에는 “정말 다행이다” “부자가 꼭 행복했으면 좋겠다” “앞으로 좋은 일만 생기길 기도하겠다”는 응원이 이어졌다.
이들 부자는 지난 8일 헝가리와 세르비아의 국경지대 로스케에서 경찰을 피해 국경을 넘던 중 헝가리 극우 성향 온라인 매체 N1TV의 여성 카메라맨이 일부러 뻗은 발에 걸려 넘어졌다. 모센씨는 넘어지면서 품에 안고 있던 자이드를 떨어뜨렸고, 자이드는 두려움에 떨며 울음을 터뜨렸다.
이 장면이 트위터와 유튜브를 통해 확산되면서 전 세계적인 공분이 일었다. N1TV 측은 “용납하기 어려운 행동을 저질렀다”며 문제의 여성 카메라맨을 즉시 해고했다.
이 여성 카메라맨이 왜 난민들에게 해코지를 했는지에 대한 명확한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이제 웃어요” 막장 女카메라맨에 걸려 넘어진 난민 부자 근황
입력 2015-09-18 10:20 수정 2015-09-18 1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