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제로금리를 그대로 유지키로 했다. 차기 금리 인상은 12월이 될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17일(이하 현지시간)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가진 뒤 발표한 성명에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 목표치를 현재의 0∼0.25%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FOMC가 제로 금리를 유지하기로 한 것은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다, 중국과 신흥국 경제의 불안으로 세계 경제전망이 불확실해지고 세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상황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12월부터 현재의 제로금리를 유지해 왔다.
이날 성명에서 연준은 FOMC의 지난 7월 정례회의 이후 나온 경제지표들이 “(미국의) 경제활동이 완만하게(moderate) 확장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연준은 “고용시장이 꾸준히 개선됐다”면서도, 좀처럼 오르지 않는 물가가 “부분적으로는 에너지가격의 하락을 반영했고, 에너지 이외 부문에서의 수입 물가도 반영됐다”고 진단했다. 이런 진단은 결국 물가가 금리 동결을 이끈 배경임을 시사한다.
성명에서 연준은 “물가가 단기적으로는 최근의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면서도 “고용 시장이 더 개선되고 에너지 가격과 수입물가 하락이라는 일시적 효과가 사라졌을 때 중기적 관점에서 2%까지 점차 오를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연준이 물가지표로 삼는 핵심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올해 상반기에 1.3%를 유지하다가 지난 7월에는 1.2%로 더 떨어졌다. 이는 연준이 중기적인 물가상승률 목표치로 삼는 2%에 크게 못미치는 것이다.
전 세계를 강타한 중국발 금융시장 충격도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연준은 성명에서 “최근의 전 세계 경제와 금융 상황이 경제 활동에 어느 정도 제약을 가했고, 단기적으로는 물가에 추가적인 하향 압력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용시장이 좀 더 개선되고 물가가 중기적으로 목표치인 2%까지 오를 것이라는 합리적 확신이 있을 때 금리를 올리는 게 적절하다”는 성명 문구는 이번에도 포함됐다.
이날 금리동결 결정에는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을 비롯한 FOMC 위원 10명 중 9명이 찬성했다. 반대자는 0.25%포인트 인상을 주장한 제프리 래커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장이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미국 금리 동결…옐런 “경제전망 불확실, 연내 인상 가능”
입력 2015-09-18 08:56 수정 2015-09-18 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