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중동 난민과 이민자에게 새로운 ‘안전 통로’를 제공하겠다고 했던 크로아티아 정부가 난민들이 대거 유입되자 하루 만에 입장을 바꿨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주요 외신들은 17일(현지시간) 란코 오스토이치 크로아티아 내무장관이 크로아티아에서 난민 신청을 하지 않으면 불법 이민자로 간주하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오스토이치 장관은 이날 세르비아와 접경 도시 토바르니크에서 기자들과 만나 “크로아티아는 더 이상 사람들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크로아티아가 전날 제공하겠다고 밝혔던 ‘안전 통로’에 대해 오스토이치 장관은 “안전 통로는 토바르니크에서 수도 자그레브까지 경로를 뜻하는 것”이라며 “난민들이 슬로베니아로 가도록 허용한다는 것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세르비아 당국은 헝가리 접경 지역의 난민들을 모두 버스를 이용해 ‘안전 통로’를 제공하겠다고 했던 크로아티아 접경 지역으로 이동시켰다. 세르비아에서 크로아티아로 넘어 간 난민은 최근 이틀 동안 7300명에 이르렀다. 하지만 크로아티아가 더 이상 사람들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크로아티아 국경에서도 충돌이 격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한편 크로아티아와 접경한 슬로베니아는 이날 국경을 통제하겠다고 밝혀 국경 간 자유로운 통행을 보장하는 솅겐조약 가입국 가운데 네 번째 통제국이 됐다. 또 시리아 난민들의 육로 이동 경로인 불가리아와 그리스도 터키 접경 지역에 경비를 강화하고 있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
크로아티아, "더 이상 못 받아들여"...난민들 어디로 가나
입력 2015-09-18 06: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