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 멕시코 게레로 주 이괄라 시에서 시위를 벌이다가 경찰과 결탁한 갱단에 끌려가 집단으로 피살된 대학생 43명 중 한 명의 신원이 확인됐다. 지난해 11월 1명이 확인된 데 이어 2명째다.
아렐리 고메스 멕시코 연방검찰총장은 16일(현지시간) 유해에 대한 유전자 분석을 진행해온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대학에서 호세바니 게레로 델라 크루스(20)라는 학생의 신원을 확인한 사실을 밝혔다고 현지 신문인 엑셀시오르와 밀레니오 등이 보도했다.
특히 이번에 신원이 확인된 학생은 친구들 사이에 ‘한국인’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고 신문들은 전했다. 현지 신문에 보도된 얼굴 사진은 이목구비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계와 유사한 것으로 보이지만, 검찰은 부모의 국적이나 혈통 등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멕시코 검찰은 범행에 가담한 경찰관과 마약갱단 조직원 등에 대한 수사를 거쳐 이들 학생이 집단으로 피살된 뒤 시신이 이괄라 인근 코쿨라라는 도시의 쓰레기매립장에서 불태워졌다고 결론 내렸다. 검찰은 시신 소각 현장과 인근 강물에서 학생들의 유해로 보이는 뼛조각을 수거해 오스트리아를 포함한 아르헨티나 등 외국 전문기관에 유전자 분석을 의뢰했다.
학생 가족들이 수사결과를 불신하면서 1년이 넘게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가운데 미주기구(OAS) 산하 미주인권위원회(IACHR)는 이달 초 시신이 한꺼번에 불태워졌을 가능성은 희박하고 수사 내용도 앞뒤가 맞지 않아 전면적인 재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담은 보고서를 공개한 바 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별명이 '한국인'? 멕시코 피살대학생 43명중 두번째로 신원 확인
입력 2015-09-18 00: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