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의 소국 부르키나파소에서 또다시 군부 쿠테타가 발생했다. 정부의 대통령과 총리가 인질로 붙잡혀 정국이 혼란에 빠졌다고 영국 BBC 방송 등 주요 외신들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부르키나파소 대통령경호부대(RSP) 소속의 한 장교는 이날 군복 차림으로 현지 국영TV에 나와 과도정부를 해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과도정부의 미셸 카판도 대통령과 이삭 지다 총리 역시 각료 회의실에 억류된 상태라고 현지 보안 소식통들이 전했다.
이번 군부 쿠데타는 부르키나파소 총선을 한 달 앞두고 발생했다. 소식이 전해지면서 카판도 대통령과 지다 총리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가 수백명이 참여한 가운데 수도 와가두구에서 열렸고 RSP 군인들은 시위대를 해산하려고 발포를 했다고 목격자들은 말했다.
현 과도정부 축출을 주도한 이들은 RSP 소속 군인 중에서 외국으로 망명한 블레즈 콩파오레 전 대통령 추종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전날 와가구두의 대통령궁에서 열리던 각료회의에 난입해 카판도 대통령과 지다 총리를 포함해 과도정부 장관들을 전격 체포했다.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뒤 27년간 집권해오다 정권 연장을 위해 헌법을 개정하려던 콩파오레 전 대통령은 민중 봉기에 이은 군사 쿠데타로 축출돼 지난해 10월 코트디부아르로 망명했다가 다시 모로코로 거처를 옮겼다. 당시 군부는 자국민의 반발과 국제사회의 압력으로 올해 10월 총선을 치러 정권을 이양하겠다고 합의한 바 있다. 군부는 또 외무장관 출신의 카판도를 대통령, 쿠데타를 주도했던 대통령 경호실 차장 지다 중령을 총리로 하는 과도정부를 출범시켰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부르키나파소 또 군부 쿠데타…과도정부 대통령·총리 억류
입력 2015-09-17 19:53